프로배구 남자부 7개 구단이 20번째 V리그 개막을 앞두고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1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남자 배구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감독, 대표 선수, 외국인 선수, 아시아쿼터 선수가 한 명씩 참석한 자리에서 각 구단은 2023-2024시즌에 임하는 목표와 각오를 밝혔다.
올 시즌 4연속 통합우승을 노리는 대한항공을 어떤 팀이 저지할지가 가장 먼저 화두로 떠올랐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지난 시즌 준우승 팀인 현대캐피탈을 지목한 가운데 현대캐피탈은 OK금융그룹을 꼽았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이번 시즌에는 현대캐피탈이 정규 우승을 하고 플레이오프에선 OK금융그룹이 대한항공을 잡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국제 대회에서 남자 배구 대표팀이 역대 최악의 성적을 거두며 실망스런 모습을 보인 터라 V리그 흥행에도 먹구름이 꼈다.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만큼 선수들은 정규리그에서 반등의 계기를 찾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에 승선했던 한선수(대한항공)는 “많이 실망하셨으리라 생각한다”며 “리그에서 선수들이 더 발전된 기량을 보여 믿음을 줘야 한다”고 짚었다.
다행히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올 시즌부터 아시아쿼터제가 도입됨에 따라 아시아 국가 출신 선수가 1명씩 각 구단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활력을 더할 선수들 가운데 가장 기대를 모으는 이는 한국전력의 부름을 받은 료헤이 이가다. 료헤이는 직전 시즌까지 일본 V리그 파나소닉 팬더스에서 꾸준히 활약해온 리베로다. 7개 구단 가운데 대한항공, 삼성화재, KB손해보험까지 3개 구단이 이번 시즌 가장 대박 날 선수로 그의 이름을 적어 보였다.
국내 대학에서 뛰다 아시아쿼터로 V리그 무대까지 밟게 된 몽골 듀오 아포짓 에디(삼성화재)와 미들블로커 바야르사이한(OK금융그룹)도 이목을 끌었다. 대학에서도 상대팀으로 만났던 두 선수는 유창한 한국어로 서로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에디에게 “다치지 말고 좋은 경기를 보여주자”고 응원을 건넨 바야르사이한은 “리그 일정이 긴 만큼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똑같은 모습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 외에도 대만 국가대표로 뛰고 있는 미들블로커 차이 페이창(현대캐피탈)과 아웃사이드 히터 리우 훙민(KB손해보험), 일본 파나소닉 팬더스에서 두 차례 리그 우승과 준우승을 경험한 일본 국가대표 출신 아포짓 이쎄이 오타케(우리카드), 필리핀의 국가대표 아웃사이드 히터 마크 에스페호(대한항공)도 힘찬 날개짓을 준비하고 있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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