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한 대대적인 보복에 나서면서 중동의 긴장 수위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3일째 무력 충돌에 양측 사망자는 1200명을 넘어섰다.
예루살렘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IDF)은 이날 새벽 가자지구에 공습을 가해 하마스 자산이 보관된 은행과 주요 터널 3곳 등 500개 이상의 표적을 파괴했다.
하마스 대원 70여명도 크파르아자 인근 터널을 통해 비에리 키부츠(집단농장)에 침투하는 등 맞공세를 지속했다. 다만 이스라엘은 이들 대부분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IDF는 “테러리스트 일부가 남아 있을 수 있지만 가자지구 국경의 인근 마을을 모두 장악했다”며 “이제 가자지구 분리 장벽 일대를 확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스라엘 탱크가 남부 지역 농지를 가로질러 가자지구로 진군하는 것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가자지구 국경 근처 24개 지역에는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무장세력이 숨어 있거나 활동할 수 있는 가자지구 모든 장소에서 지금 당장 떠나라”고 주문했다.
현재까지 집계된 양측 사망자는 최소 1200명이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팔레스타인 공격으로 700명 이상이 사망하고 부상자 2382명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IDF 대변인인 조너선 콘리커스 중령은 “지금까지 이렇게 많은 이스라엘 국민이 한 번에 살해된 적은 없었다”며 “9·11 테러와 진주만 공습을 하나로 합친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마스가 통치 중인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집계된 사망자가 493명이라고 밝혔다. 서안에서도 15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은 ‘슈퍼 핵 항모’로 불리는 제럴드 R. 포드함을 이스라엘 인근 동(東) 지중해로 전진 배치했다. 이스라엘 방위를 위한 추가 군사지원에도 착수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대응하고 역내 억제 노력을 강화하기 위해 몇 가지 조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중동에서 안보적 불확실성이 심화하면서 국제 유가는 급등세를 보였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한국시간 9일 오후 1시 기준 배럴당 86.05달러를 기록했다. 전날보다 3.94% 상승한 가격이다. 이란이 분쟁에 개입할 경우 석유 공급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