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설치가 외부 지시에 의해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진술이 나왔다. 앞서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육사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설치가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강력한 지시에 의해서 추진된 것이라고 주장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김완태 전 육군사관학교 교장은 6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교장 재직 당시 (홍 장군을 포함해) 다섯 분의 독립영웅 흉상을 육사에 설치한 것은 나라의 국권을 강탈당한 상태에서 월급도 없고, 총기와 실탄도 주어지지 않은 악조건 속에서도 목숨을 바쳐 독립전쟁에 투신했고, 큰 업적이 있는 독립영웅들을 모셔서 생도들에게 정신적 가치를 심어주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김 전 교장은 흉상 건립 논의 과정도 자세히 밝혔다. 그는 “흉상 건립을 위해 학교 주요 직위자 및 태스크포스(TF) 요원들이 수십 차례 토의를 거쳐 최초에는 세 분이 논의됐다가 여섯 분이 선정돼 제작에 들어갔다”며 “하지만, 박승환 참령은 자결 외에 큰 업적이 없기에 실내 별도 공간에 설치하고 최종 다섯 분만 옥외에 설치하도록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누구의 지시를 받고 행동하거나 저 하나의 입신양명을 위해 기회주의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자부한다”며 “제가 코드를 맞추거나 지시에 의해 행동했다면 지휘관 보직인 육사 교장에 부임된 후 1년도 채우지 못하고 8개월 만에 전역 조치를 당했겠냐”고 반문했다.
한편 신 후보자는 지난달 27일 열린 인사청문회 당시 “육사 동창회라든지 (육사 측) 모든 사람들이 우려를 했다”며 “육사의 총의를 모은 것이 아니라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강력한 지시에 의해서 된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육사에서 홍범도 흉상 설치를 추진하던 시기는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이었다. 최종적으로 흉상이 설치된 시기는 2018년 3월 1일이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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