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여자 단체전 7연패를 이룬 임시현(한국체대)과 안산(광주여대), 최미선(광주은행)이 우승 직후 한 자리에 섰다. 이들은 하나 같이 “7연패했다는 사실을 방금 알았다”고 말했다. ‘막내’ 임시현은 “언니들과 7연패를 이뤄 기쁘다. 이 언니들이랑 같이 8연패를 이루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막내의 기특한 답변에 최미선과 안산이 “오~”라는 감탄사를 보냈다.
임시현, 안산, 최미선이 나선 한국 여자양궁 대표팀은 6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을 세트 점수 5대 3(58-58 55-53 55-56 57-54)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한국 여자양궁은 1998 방콕 대회 이후 7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차지하게 됐다.
우승 직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이들은 서로에게 공을 돌렸다. 안산은 “단체전 메달이 가장 욕심나서 많이 준비했는데 잘 마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잘 이끌어준 (미선)언니와 마지막 3번 주자 자리에서 잘 맡아준 시현이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최미선은 “처음 나온 아시안게임에서 동생들이랑 첫 단체전 금메달을 따서 좋다”고 전했다. 임시현은 “언니들과 호흡을 잘 맞춰서 재밌게 경기한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첫 번째 주자로 활을 잡은 안산은 마지막 4세트에서 8점을 쏘는 등 다소 흔들렸지만 동료들 덕분에 이겨냈다고 강조했다. 안산은 “올라가기 전에 8점만 쏘지 말자고 생각했는데, 화가 나고 속상했다. 뒤에서 잘 마무리를 해줘서 잘 끝났다”고 말했다.
안산의 실수 이후 나선 최미선은 “솔직히 긴장됐는데 뒤에서 시현이가 잘 마무리를 해줄 거라는 생각으로 자신있게 쐈다”고 말했다. 그러자 마지막 주자였던 임시현은 “(저는)정말 최고로 긴장됐는데, 다 같이 운동했던 것이 있으니까 후회 없이 잘 마무리하고 나가자는 생각으로 쐈는데 잘 맞았다”며 “언니들이 앞에서 잘 해줘서 메달을 딴 것”고 전했다.
임시현은 이번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지난 4일 남자부 이우석(코오롱)과 함께 따낸 혼성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여자 단체전 우승으로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7일 여자 리커브 개인전 결승에서 3관왕에 도전한다. 결승 상대인 안산도 2관왕을 노리고 있다.
이들은 개인전 결승에서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안산은 “두 선수가 어떤 경기를 펼치든 우승은 한국 선수가 한다”며 “부담갖지 말고 재밌게 즐기자고 시현이에게 말했다”고 했다. 임시현은 “저도 산이 언니랑 같은 생각”이라며 “경기를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항저우=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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