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가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데뷔 6경기 만에 첫 승을 기록했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제임스파크에서 열린 사우디와의 평가전에서 전반 32분에 터진 조규성(미트윌란)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1대 0으로 승리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한 이후 6경기 만에 처음 울린 승전고다.
올해 2월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은 앞선 5차례(3무 2패) 경기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한국은 3월 A매치에서 콜롬비아(2-2무), 우루과이(1-2패)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했고, 6월 A매치에서는 페루(0-1패)에 지고 엘살바도르(1-1무)와 비겼다. 이어 지난 8일 웨일스전에서 0-0 무승부에 그쳤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한축구협회가 1992년 대표팀 전임 감독제를 도입한 이후 ‘최다 경기 무승 감독’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더욱이 ‘외유·태업’ 논란으로 축구 팬들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던 터라 이날 승리는 분위기 반전의 기회가 됐다.
한국은 사우디와 역대 전적에서 5승7무6패를 기록하며 격차를 좁혔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은 28위, 사우디는 54위다.
한국은 이날 전체 슈팅에서는 18대 7, 유효 슈팅에서는 9대 2로 크게 앞섰다. 그러나 패스 실수로 상대에게 좋은 득점 기회를 내주는 등 수비 조직력에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기도 했다.
‘유럽파’ 선수들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최전방에서 부지런히 상대를 압박하며 수비진에 부담을 준 조규성은 클린스만호에서 마수걸이 득점을 신고했고, 주장 손흥민(토트넘)도 전방 전 지역을 누비며 ‘플레이메이커’로서 제 역할을 했다.
조규성과 투톱으로 출격해 사실상 ‘프리롤’을 맡은 손흥민은 두 차례 슈팅에 그친 대신 동료들의 기회를 만들어주는 데 집중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손흥민은 후반 추가 시간 오현규(셀틱)와 교체할 때까지 득점 기회로 이어지는 ‘키패스’를 7차례나 기록했다.
후반에는 ‘수비의 핵’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상대 패스 길목을 미리 차단하는 김민재의 장기는 이날도 상대 공격수들을 힘들게 했다. 한국의 공격 전개가 답답한 모습을 보일 때면 직접 공을 몰고 나가 돌파를 시도하며 직접 활로를 찾았다.
세계적인 명문 구단 독일 바이에른 뮌헨에서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하고 있는 김민재는 지난 7일 최고의 축구선수를 뽑는 발롱도르 후보 30명 명단에 아시아 수비수로는 처음으로 포함되기도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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