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리창 중국 총리의 양자회담이 6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설전을 벌였다고 NHK가 보도했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 문제로 외교적 갈등이 시작된 뒤 일·중 정부 수뇌부가 처음 만난 것이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리 총리와 개별적으로 만나 잠시 서서 대화를 나눴다. 그는 리 총리에게 먼저 오염수를 주제로 이야기를 건네며 일본의 입장을 전달하고 이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중·일이 함께한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높은 투명성을 갖고 국제사회에 정중하게 설명하겠다고 설명했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한 중국 정부를 겨냥해 “돌출 행동을 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리 총리는 일본 측에 책임 있는 대처를 요구하면서 “주변국, 이해 관계자와 (오염수 방류를) 충분히 협의했어야 했다”고 맞받았다. 또 “오염수 방류로 지구의 생태환경에 우려가 생겼다”며 “사람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비판했다.
도쿄전력이 지난달 24일 오염수 방류를 시작하자 중국은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일본은 중국에 수산물 금수 조치를 조속히 철회해 달라고 촉구하면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정상회의를 앞두고 중국 측과의 양자회담을 추진했다. 적극적으로 조율에 나섰지만 중국측이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며 미온적 반응을 보이며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총리는 향후 오염수 방류로 시작된 갈등을 풀기 위해 리 총리와 대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 언론들도 일·중 양자회담이 진행될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전날 “기시다 총리와 리 총리의 개별적 만남이 이번 주 안에 이뤄질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달 24일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자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일본 수산물 수출액(3873억엔·약 3조5004억원) 중 홍콩을 포함해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2%인 1626억엔(약 1조4696억원)에 달한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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