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동시에 일본의 방류를 반대할 근거나 명분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30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방류에 정부는 찬성인가 반대인가’라는 배진교 정의당 의원의 질의에 “당연히 찬성하지 않는다. 그걸 왜 지지하겠나”라고 답했다.
다만 김 실장은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아무 문제가 없는 처리수를 내는데 문명국가가 반대를 하려면 근거가 있어야 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반대를 위한 과학적 근거가 필요한데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하다는 취지다.
김 실장은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과의 질문과 답변 과정에서도 “우리보다 먼저 오염수가 오는 미국도 괜찮다고 그러고, 문명국가인 저희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걸 (반대하기 어렵다)”며 “저희도 물론 지지하지는 않지만, 아무런 문제 없이 방출한다는 걸 무슨 근거로 반대하고 그러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게 위험하다는 과학자는 한 명도 없는 것 같다”며 “한 명 말했다가 동료 학자들로부터 양심이 없다는 말까지 듣고 고발까지 당하고 그랬다”고 덧붙였다.
조 의원은 “캐나다에서 아주 안전하다고 하고, IAEA(국제원자력기구) 등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한 일본의 방류 계획에 만족한다고 입장을 밝힌 상황인데도 민주당은 정파적으로 공세에만 치중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대통령실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판단하에 국제기구 제소 방안도 현실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은 오염수 방류 관련 일본 정부를 국제기구에 제소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일본이 1년에 22조Bq(베크렐)의 삼중수소를 배출한다고 해서 제소하는 건 사실관계에서만 보더라도 좀 이상한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역시 190조 정도의 삼중수소를 배출하고 있지만 아무런 안전상에 문제가 없다”며 “그래서 일본 오염수 배출이 우리나라에 거의 안전하다고 믿고 있다”고 답했다．
또 이 수석은 “지난 정부도 국제기구 제소를 검토했으나 법적으로 검토한 결과 승산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국제기구에 제소해 억지로 (방류를) 막기보다는, IAEA 기준에 따라 합리적으로 방출되면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가졌던 것 같다”고 밝혔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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