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폭우로 침수 피해가 발생한 충북 청주에서 한 시민이 홀로 배수구를 뚫는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는데, 알고 보니 이 시민은 현역 도의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담은 지난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 아저씨 칭찬 좀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서 전해졌다. 작성자는 “오늘 청주에 비가 한꺼번에 와서 이곳저곳 침수됐는데, 아저씨가 동네에서 배수구 뚫고 다녔다더라”며 사진 2장을 올렸다.
사진 속 민소매 차림의 남성은 바지를 걷어붙인 채 침수된 도로 한가운데서 빗자루를 들고 배수구를 뚫고 있었다.
네티즌들은 “지차체가 해야 할 일을 시민이 하고 있다”, “이걸 동네 아저씨가 해야되는거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이 남성을 칭찬했다.
하지만 사진 속 남성은 국민의힘 소속 박재주 충북도의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이 촬영된 지점은 청주 서원구 개신오거리 근처인데, 박 의원도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시 상황이 담긴 사진과 영상을 올리며 “순간적으로 물이 불어나 112에 신고했다”고 남겼다.
그는 언론을 통해 “할 수 있는 일은 배수구를 뚫는 일뿐이라 무작정 뛰어들었다”며 “한 시민이자 도의원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했다.
지난 23일 오후 3~4시 사이 충북에 기습 폭우가 내리면서 지역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충북대학교 앞 개신오거리를 비롯해 진천군, 청주 율량동 등에서도 침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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