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등산로에서 성폭행 살인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관할 경찰서 간부는 술에 취해 경찰에 체포됐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흉기난동 사건이 이어지면서 윤희근 경찰청장이 지난 4일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했지만 경찰 간부들의 비위가 잇따르고 있어 경찰 조직의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관악경찰서 소속 실종팀장 A경감은 지난 17일 오후 11시30분쯤 관악구 봉천동 길가에 주차된 차의 사이드미러를 부순 혐의(재물손괴)로 체포됐다. 경찰은 A경감을 조사한 뒤 일단 돌려보냈다.
당시 관악경찰서는 관내 등산로에서 발생한 성폭행 살인사건 피의자 최윤종(30)을 긴급 체포해 수사하고 있었다.
A경감은 사건 발생 다음 날인 18일 관내 지구대로 전보 조치됐다. A경감이 전보 조치된 날에는 나흘간 실종됐던 여고생에 대한 실종신고도 접수됐다. 이 여고생은 나흘 만에 무사히 발견됐지만 형사과 실종팀을 이끄는 실종팀장은 공석인 상태였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A경감이 육아휴직을 신청해 입건 여부와 상관없이 관내 지구대로 발령이 날 예정이었다고 해명했다.
서울경찰청은 A경감에 대한 징계 절차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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