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으로 선임된 후 첫 승을 거뒀다.
토트넘은 2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EPL) 2라운드에서 2대 0으로 이겼다. 지난 13일 브렌트퍼드와 개막전에서 2대 2 무승부에 그쳤던 토트넘은 기다렸던 시즌 첫 승의 기쁨을 홈팬들과 함께 누렸다.
이날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한 손흥민은 공격포인트를 올리진 못했지만 측면과 중앙에서 활발히 뛰며 공격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후반전 최전방 공격수로 옮기기 전까지는 동료들에게 적극적으로 볼을 배급해주며 기회를 만드는 데에 집중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날도 4-2-3-1 전술을 꺼내들었다. 공격진 또한 지난 경기와 같은 구성이었다. 히샤를리송을 최전방에 세운 뒤 손흥민을 왼쪽에, 데얀 쿨루세브스키를 오른쪽에 배치했다.
손흥민은 전반 내내 직접 공격수로 나서기 보다 필드 곳곳을 누비며 기회 창출에 힘썼다. 직접 안쪽으로 돌파해 동료들에게 공을 찔러 주거나 수비를 끌어내 공략할 만한 틈을 만들어냈다. 전반 30분 손흥민의 절묘한 침투 패스가 사르의 슈팅으로 이어졌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혀 아쉬움을 삼켰다. 10분 뒤에는 손흥민이 수비수 2명을 끌어당긴 뒤 내준 패스를 페드로 포로가 슈팅으로 마무리했지만 골대를 강타해 불발됐다. 여러 차례 골문을 두드린 끝에 후반 4분, 사르의 선제골이 터졌다. 쿨루세브스키가 우측 골 에어리어 근처에서 넘긴 컷백이 수비를 맞고 굴절되자 문전으로 쇄도하던 사르가 이를 왼발로 마무리했다.
후반 25분 히샤를리송이 빠지고 측면 자원 이반 페리시치가 투입되자 손흥민은 최전방으로 자리를 옮겨 더욱 거세게 상대 진영을 압박해나갔다. 토트넘의 막판 공세에 조급해진 맨유는 후반 38분 자책골로 자멸했다. 벤 데이비스의 왼발 슈팅을 맨유 리산드로 마르티네스가 걷어낸다는 것이 자기 골대로 향했다. 직후만 해도 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에 데이비스의 골·페리시치의 어시스트로 기록됐던 이 두 번째 득점 역시 시작점에 손흥민이 있었다. 수비수를 등진 채 매디슨에게 연결한 손흥민의 패스로 페리시치의 대각선 크로스가 완성됐다.
주장 완장을 찬 지 2경기 만에 거둔 뜻깊은 승리다. 손흥민은 이날 비록 슈팅은 한 차례에 그쳤지만, 패스 21회·지상 경합 6번을 기록하며 승리의 숨은 공신이 됐다. 탁월한 팀 플레이를 이끈 손흥민에게 각종 통계전문사이트는 7점대 이상의 높은 평점을 부여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리는 공격적인 축구를 추구한다. 공을 잃으면 곧바로 압박을 가한다”며 “선수들도 100% 이 축구를 즐기고 있다. 토트넘 팬들이 더 재미있는 축구를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승리의 기쁨을 전했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