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당시 송영길 전 대표를 지지한 ‘국회의원 모임’ 관련 실무를 담당한 전직 비서를 압수수색했다. 송 전 대표는 “주변 사람만 괴롭히지 말고 날 소환하라”고 비판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이날 송 전 대표의 비서를 지낸 양모씨의 주거지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국회의원 모임 일정과 관련된 준비 자료와 양씨의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2021년 4월 28일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소회의실에서 돈봉투 10개가 살포된 것과 관련해 수수 의원 특정 작업 보완차 양씨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수수의원 특정을 보다 면밀하게 하고 증거를 보강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양씨의 구체적인 역할보다는 수수자 특정과 관련한 자료 등에 대한 압수물이 보강돼야 할 상황이 확인돼 압수수색을 집행했다”고 설명했다.
송 전 대표는 변호인을 통해 입장을 내고 “비겁한 수사로 주변 사람만 괴롭히지 말고 나 송영길을 소환하라”고 반발했다.
그는 “압수수색을 한 의원실 전 비서는 전당대회 당시 의원실 막내 비서”라며 “의원실에서 온라인 게시물 디자인을 주 업무로 한 20대 비서가 도대체 돈봉투 사건과 무슨 관련이 있다고 압수수색까지 하며 괴롭히는 것이냐”라고 비판했다.
이어 “혼자 사는 전직 비서의 자취방까지 털어서 무얼 가져가려 하는 것인가”라며 “참으로 치졸하고 비겁한 정권과 검찰”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4월 28∼29일 윤관석 무소속 의원이 이른바 ‘송영길계 좌장’으로서 최대 20명의 민주당 현역의원에게 300만원씩 총 6000만원을 살포했다고 보고 있다. 윤 의원은 지난 4일 현역 의원으로는 처음 구속됐다.
수사팀은 윤 의원과 앞서 구속기소 된 송 전 대표의 전직 보좌관 박용수씨에 대한 조사를 토대로 현역 국회의원과 경선캠프 지역본부장·지역상황실장에게 살포된 돈봉투의 조성·전달 경위를 수사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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