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2분기(4~6월) 전분기보다 1.5% 증가했다고 NHK가 15일 보도했다. 분기 추세가 1년간 이어진다고 가정한 연율 성장률은 6.0%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 3.1%를 크게 웃돌았다.
일본 내각부는 이날 물가상승분을 제외 실질 GDP가 지난해 4분기부터 3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이어갔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연율 성장률 6%는 코로나19로 인한 기저효과로 7.9%를 기록했던 2020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GDP 총액은 560조7000억엔으로 이전 기록인 2019년 3분기 557조4000억엔을 뛰어넘어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수출 호조와 외국인 관광객 회복이 GDP 성장을 이끌었다. 수출은 전 분기보다 3.2% 증가해 2분기 만에 성장세로 전환했다.
NHK는 “반도체 공급 문제가 완화하며 자동차 수출이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며 “통계상 수출로 잡히는 외국인 관광객의 일본 여행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수입은 전 분기보다 4.3% 줄어 3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서방 외신들은 일본이 코로나 여파로 인한 경기 침체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지표는 일본의 경제 성과가 전 세계에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는 걸 의미한다”고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본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확장 국면에 돌입했다”고 분석했다.
지금 추세가 이어지면 일본은 1998년 이후 25년 만에 한국보다 높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일본은 올해 1분기에도 GDP 성장률 0.7%를 보이며 한국을 앞질렀다. 한국의 1·2분기 GDP 성장률은 각각 0.3%, 0.7%다.
GDP가 깜짝 성장세를 보였지만 내수 경기는 얼어붙으면서 실질적인 경제력은 후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GDP 절반을 차지하는 개인소비는 3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전 분기보다 0.5% 감소했다.
시라이 사유리 게이오대 종합정책합부 교수는 “물가 상승 탓에 식비 절약이 이어지는 등 내수 부진이 명확하게 나타나 일본 경제가 강하다고 할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GDP 성장세가 장기화한 엔저(低) 현상이 불러온 착시효과라는 분석도 있다. 일본 수출 업체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일시적으로 수익을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도쿄 외환시장에서 한때 1달러당 약 145.6엔 가까이 올라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최저 가치)을 기록했다.
물가가 반영된 명목 GDP 총액은 590조7000억엔을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베 신조 전 총리가 2015년 주요 경제 목표로 내걸었던 명목 GDP 600조엔이 드디어 달성을 앞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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