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들이 27일 사측에 폭염 시기 휴식 보장을 위한 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이들은 다음 달 1일 노조 설립 이후 최초로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는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8월 1일 하루 파업 및 현장 준법 투쟁 선포식을 열고 “더워서 일을 할 수가 없다”며 파업을 예고했다.
이들은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은 현장 체감온도가 33℃일 때 시간당 10분의 휴식시간, 35℃일 때 시간당 15분의 휴식시간을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쿠팡 측은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자의적 해석에 따라 휴식시간을 보장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센터는 환기조차 어려운 꽉 막힌 구조이고, 냉방장치도 부재하다”며 “지난해 ‘물류센터 냉방효과 개선 대책’에도 불구하고 개선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쿠팡 동탄 센터는 폭염을 이유로 추가 부여하는 휴식시간이 하루에 5분 남짓이다. 대구센터는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폭염경보가 발효됐지만, 추가 휴식시간을 주지 않았다.
쿠팡 인천4물류센터 이희진 조합원은 “한 시간이면 얼음 생수를 마시며 일을 해도 몸이 지쳐 있다”면서 “식사 시간까지 땀을 흘리며 일하다 현장에 나가면 화상을 입은 듯한 통증이 느껴진다”고 증언했다.
노조는 다음 달 1일 설립 이후 첫 파업에 돌입한다.
정성용 쿠팡물류센터지회장은 “여름 중에서도 제일 더운 날이자 쿠팡의 정기배송일인 8월 1일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며 “동시 연차와 보건휴가, 결근, 파업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소연 ‘쿠팡 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 위원장은 “기계도 열이 나면 식혀주고, 작동을 멈추게 한다”며 “쿠팡은 노동자들을 기계보다 못하게 취급하고 있다”고 거듭 비판했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정기적인 온열 질환 예방 교육을 하고 주기적으로 온∙습도를 측정해 법정 휴식시간 외 추가 휴식시간을 부여하고 있다”면서 “각종 냉방∙환기 장치 운영 및 보냉 물품 지급 등 온열 질환 예방을 위한 다각적 조치와 관련 투자를 지속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오기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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