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국 송환을 앞두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다가 월북한 주한미군 이등병과 관련해 그의 가족들조차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일(현지시간) A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 18일 JSA를 견학하다 무단으로 군사분계선(MDL)을 넘은 주한미군 소속 트래비스 킹(23) 이등병의 가족들은 송환을 앞둔 그가 압박감을 느낀 것으로 짐작하면서도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는 의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킹의 외할아버지인 칼 게이츠는 AP 통신에 “트래비스가 제정신이라면 그런 일을 일부러 벌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래비스는 착한 아이다. 누구를 해치려 하지 않고 스스로를 해치려 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그의 외숙모인 라케이아 나드는 자기 아들, 즉 킹의 사촌 동생이 올해 초 숨진 것이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나드의 아들은 지난 2월 희귀질환으로 숨졌는데, 사촌인 킹이 크게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것이다. 외삼촌 마이런 게이츠도 킹이 자기 아들의 죽음에 크게 상심했었다고 전했다.
AP 통신은 친척들이 킹을 ‘조용한 외톨이(quiet loner)’로 묘사했다고 보도했다. 킹은 술과 담배를 하지 않고 성경 읽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한국에서 조국을 위해 봉사하는 것에 들떠 있었다는 게 친척들의 설명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한 관계자는 킹이 지난 17일 본국행 비행기를 타러 공항에 갔다가 공항에 있는 JSA 관광 광고를 보고 관광 대열에 합류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킹은 지난해 10월 서울 마포구에서 폭행 사건으로 신고받아 체포되면서 “망할 한국인”이라고 소리치며 순찰차를 걷어차 피해를 입힌 혐의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고 이를 내지 못해 48일간 노역장에 유치된 바 있다. 킹은 이후 추가 징계를 받기 위해 본국으로 송환될 예정인 가운데 월북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지윤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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