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펑 주미중국대사는 미국이 대중 견제 조치를 강화하면 보복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 조치도 미국 조치에 대한 반격 성격임을 분명히 했다.
셰 대사는 19일(현지시간) 콜로라도주에서 열린 애스펀 안보포럼 대담에서 “우리가 도발하진 않을 것이지만, 도발에 움찔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추가 조치에) 우리는 반드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셰 대사는 반도체기업 마이크론 제재,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가 ‘팃 포 탯’(tit for tat·동등한 보복조치)의 시작이냐는 질문에 미국의 대중 견제 조치를 나열하며 “중국 정부가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정부의 조치는 미국 정책에 대한 맞대응이었다는 것이다.
셰 대사는 “중국은 경쟁이라는 이름으로 벌이는 어떤 종류의 무역전쟁, 기술전쟁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경쟁을 피하지 않지만, 미국이 정의하는 경쟁은 불공평하다”며 “미국은 중국을 포위하려고 동맹들을 결집하고 있는데, 이는 일대일이라는 게임 규칙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셰 대사는 미국의 최첨단 반도체 규제에 대해 “수영 대회에서 자신은 스피도(신형 수영복)를 입고 상대방은 구식 수영복을 입도록 제한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셰 대사는 “중국은 분명히 패권을 추구하지 않고, 미국과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미국에 도전하거나 미국을 대체하고 싶지 않으며 미국과 함께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투키디데스의 함정(신흥 강대국이 급부상하면서 기존 패권국과 충돌한다는 의미)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셰 대사는 “우리는 철의 장막은 물론이며 실리콘 장막과도 작별하고 싶다”고 말했다.
셰 대사는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이 최근 베이징을 방문해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 등 지도부를 만난 것에 대해 “이번 방문의 메시지는 중·미관계가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그냥 실패하게 둘 수는 없으며, 양국은 관계를 올바른 궤도로 되돌리기 위해 함께 노력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셰 대사는 지난달 25일 이후 공개 활동을 중단한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행방에 관한 질문을 받고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며 말을 아꼈다. 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의 관계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는 4000㎞ 이상의 국경을 맞대고 있다”며 “우리가 좋은 이웃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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