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디플러스 기아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디플 기아 2군의 전승 행진을 이끌고 1군으로 콜업된 ‘바이블’ 윤설이 “나의 승리가 아닌 팀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디플 기아는 12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펼쳐진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시즌 6주 차 경기에서 리브 샌드박스를 2대 0으로 꺾었다. 이날 승리로 7승4패(+7)를 기록해 단독 3위가 됐다.
윤설은 올해 처음으로 LCK 경기를 치렀다. 그는 디플 기아 2군의 브레인으로 꼽힌다. 팀의 2군 리그 전승을 이끌던 그는 이틀 전 1군 경기에 출전하게 될 거란 소식을 들었다. 윤설은 “팀에 민폐를 끼치지 않겠다는 각오로 오늘 경기를 준비했다”고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자리에서 밝혔다.
최 감독은 그에게 특별한 플레이를 주문하지 않고, 단지 장점을 발휘하기를 기대했다. 윤설은 “감독님께서 ‘떨지 말고 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해라. 그러면 괜찮을 것’이라고 말씀해주셨다. 덕분에 긴장이 되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윤설의 강점은 메카닉(피지컬)이나 라인전 수행능력이 아닌 수 싸움이다. 그는 “내 강점인 시야 확보, 상대의 플레이 예측과 이를 팀원들에게 인지시키기,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주기적으로 콜해주기 등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작년에도 한 차례 1군으로 콜업돼 두 경기에 나섰지만, 패배의 쓴맛만 보고 다시 센드다운됐던 아픈 기억이 있다. 올해는 다를 것이라고 자신한다. 그는 올해 2군에서 플레잉코치 역할을 거치면서 게임을 보는 눈이 뜨였다.
윤설은 “작년에는 상대방에게 휘둘리고, 내 플레이를 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플레잉코치를 한 뒤로는 게임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덕분에 긴장하지 않고 1군 경기를 잘 치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설은 “작년까지는 게임을 라인전 위주로 봤다. 하지만 선수들을 코칭하려니 모든 라인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하더라. 또 서포터 후배를 돕기 위해 와드와 시야 턴, 우리가 강하고 약한 턴 등을 나도 공부했다”라면서 “박준형 2군 감독님으로부터 많이 배웠다”고 전했다.
윤설은 디플 기아의 대 T1전 8연패를 끊는 첨병이 될 수 있을까. 그는 “나는 상대방 분석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편”이라면서 “T1의 경기들을 챙겨보며 상대방의 장단점을 분석하겠다. 상대방의 약점을 간파해오겠다”고 말했다.
그는 T1의 라인전 공세를 잘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게임도 결국 중반을 넘기면 바둑과 같은 수 싸움”이라면서 “T1의 강점은 빠른 판단속도다. 그들에게 뒤처지지 않고 한 수 앞을 더 볼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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