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주일 된 딸을 텃밭에 암매장해 살해한 친모가 구속됐다.
김성수 인천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7일 오후 살인과 사체유기 등 혐의를 받는 40대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2016년 8월 7일 인천 모 병원에서 출산한 딸 B양을 1주일가량 뒤 자신의 모친이 소유한 텃밭에 암매장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또 맏아들 C군(18)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당초 A씨가 B양을 태어난 지 하루 만에 암매장한 것으로 파악했으나, A씨는 이후 “딸을 낳고 6∼7일 뒤 텃밭에 묻었다”고 진술했다.
A씨가 암매장한 곳으로 지목한 텃밭에서는 전날 사건 발생 7년 만에 B양으로 추정되는 유골이 발견됐다.
A씨는 B양을 낳을 당시 남편과 별거 중이었고, 현재는 이혼해 C군을 혼자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에서 경제적인 이유로 딸을 키우기 어려웠다고 진술, 살인 혐의를 일부 인정한 상태다.
A씨의 범행은 인천 미추홀구가 출생 미신고 아동을 전수조사하는 과정에서 파악됐다.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미추홀구로부터 관련 자료를 전달받아 조사한 끝에 5일 오후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원하지 않은 아이를 임신했다는 취지의 말을 남겼다. 그는 “혐의를 인정하느냐” “왜 출생 신고를 하지 않았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으나, “원하지 않았는데 임신을 했던 것이었나”라는 질문에는 짧게 “네”라고 답했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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