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보상을 마무리하기 위한 정부의 ‘제3자 변제’ 해법의 법리 논쟁이 법정에서 우열을 가리게 됐다.
광주지법은 5일 양금덕 할머니 배상 판결금 공탁 ‘불수리’ 결정에 대한 정부 산하 공익법인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하 재단)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대신 관련 사건을 민사44단독 재판부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법원 공탁관은 이날 재단의 공탁금 처분에 관한 이의신청에 대해 ‘합당한 이유가 없다’며 이를 접수하지 않고 이의신청서 등 관련 서류와 공탁관 의견서를 첨부해 재판부에 송부했다.
이로써 법원의 ‘불수리’ 결정에 따른 양 할머니의 배상 판결금 공탁 절차는 정식 재판을 통해 수용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재판부가 이의신청의 타당성을 인정하면 법원은 이에 맞는 처분을 내리도록 공탁관에게 명해 공탁 접수 등 절차를 밟게 된다. 반면 공탁관 의견과 동일하게 법원이 불수리에 문제가 없다고 재판부가 판단하면 제3자 변제가 어렵다는 최종 결정문을 재단 측에 보낸다.
향후 이의신청자인 재단 측의 항고도 가능해 양 할머니 공탁 여부를 둘러싼 법정 공방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광주지법 측은 “공탁 이의신청에 대한 재판부 심리는 통상 서면 심리 형태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앞서 외교부는 3일 제3자 변제 해법을 수용하지 않은 강제징용 배상 소송의 원고 4명에 대한 배상금을 법원에 공탁하는 절차를 개시했다.
강제징용 배상 소송 원고 4명 중 생존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와 이춘식 할아버지에 대한 공탁 신청을 광주지법에 제출했다.
하지만 담당 공탁관이 양 할머니에 대한 공탁은 당사자의 거부 의사가 분명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 할아버지에 대한 공탁 신청은 서류 미비를 이유로 반려했다.
이에 외교부는 양 할머니 공탁 불수리 결정에 대해 “법리상 승복하기 어렵다”며 강하게 반발하며 재단을 통해 이의신청을 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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