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랑스에서 알제리계 소년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이후 폭력시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그 원인으로 SNS를 지목했다. 그러면서 과격 시위가 이어질 경우 SNS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독일 dpa 통신은 4일(현지시간) 프랑스 BFMTV 방송을 인용해 마크롱 대통령이 집회가 발생한 지역 시장들과 가진 회의에서 시위 발생 시 청년층의 SNS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사실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후 최근 일주일 동안 이어진 시위로 피해를 본 지역 시장 241명을 엘리제궁으로 불렀다. 그는 시장들과 폭동이 일어난 이유를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시위가 통제 범위를 벗어나면 여러분은 SNS를 규제하거나 차단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며 “그런 결정은 감정에 휘둘려 내려져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SNS가 집회의 도구가 되거나 살해 시도의 도구가 된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과격 시위가 SNS를 통해 조직되는 등 SNS가 시위대의 폭력 행위를 조장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시위 참가자들이 SNS를 통해 결집 장소를 알리고, 방화와 약탈 행위 장면 등을 찍어 공유하면서 청년층의 폭력 시위를 부추겼다는 것이다. 공영방송 프랑스24는 “틱톡, 스냅챗, 트위터와 같은 SNS 매체가 다시 한번 조사 대상이 되고 있으며, 의사결정권자들은 소셜미디어가 폭동을 조장하고 있다고 여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프랑스 일부 지방정부는 과격 시위에 사용될 수 있는 물품의 통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프랑스 일간지 르 파리지앵에 따르면 벨기에와 인접한 프랑스 북부에서 지방정부가 폭죽 수입을 금지했다. 폭죽을 소지한 채로는 벨기에와 프랑스 국경을 건너 이동하는 게 불가능하다. 프랑스 북부의 한 지방정부는 이달 중순까지 통에 담긴 휘발유와 폭죽의 판매 및 소지를 금지하기도 했다. 휘발유와 폭죽 등은 이번 시위에서 주로 사용된 도구다.
앞서 프랑스에서는 지난달 27일 교통 검문을 피해 달아나려던 알제리계 17세 소년 나엘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 이후 전국 곳곳에서 방화, 약탈 등을 동반한 폭력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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