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인한 불안감으로 소금값이 오르고 품귀 현상이 벌어지자 지인 창고에서 소금을 훔쳐간 ‘소금 도둑’마저 등장했다.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특수절도 혐의로 60대 여성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공범인 남편 B씨도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의 한 창고에 보관 중이던 20㎏짜리 천일염 700여 포대(2100만원 상당)를 훔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는 염전일을 하는 부모가 지난 2019년 생산한 소금을 받아 창고에 보관하고 있었다. 피해자는 지난달 초까지도 보관 중인 소금을 확인했는데 지난 18일 소금이 모두 사라진 것을 알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현장에 버려진 담배꽁초와 장갑 등을 수거해 감식하고 창고 주변 CCTV를 추적해 지난 23일 오전 6시30분쯤 A씨 부부를 검거했다. 인근 CCTV에는 트럭이 소금 포대를 가득 싣고 도로를 달리는 장면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
A씨 부부는 경찰 조사에서 “최근 일본의 오염수 방류 발표 이후 천일염 가격이 오른 걸 보고 욕심이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부부는 피해자로부터 과거에 소금을 구입한 적이 있어 서로 아는 사이였다.
경찰은 도난당한 700여 포대 가운데 500여 포대는 회수해 피해자에게 돌려줬다. 나머지 소금에 대해서는 행방을 쫓고 있다. A씨는 부부는 훔쳐간 소금 가운데 60포대는 판매했고, 100포대는 상품 가치가 없어서 버렸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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