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외동딸을 남기고 25세의 젊은 나이로 산화한 아버지가 72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간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2010년 6월 강원도 철원군 마현리에서 발굴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을 국군 2사단 소속 고(故) 김현택 일병으로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김 일병의 유해는 육군 15사단 장병이 6·25전쟁 당시 개인 참호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발굴 작전을 하던 중 수습했다.
고인의 유해는 13년간 총 3차례에 걸쳐 후배 장병들에 의해 수습됐는데, 당시 유해 주변에서 숟가락, 약병, 탄피 등 고인의 유품이 발견됐으나 신원을 특정할 만한 단서는 찾지 못했다고 한다.
국유단은 고인의 병적자료에서 본적지를 확인한 뒤 전사자 유족의 유전자 시료를 채취했다.
이후 정밀 대조 분석 작업을 하던 중 고인의 딸 김득례씨와 부녀관계가 확인됐다.
국유단이 유해발굴을 통해 수습한 유해의 신원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212번째다.
김 일병은 1926년 2월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면 일대에서 4남 3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입대 전 고향에서 부모님과 함께 농사를 짓다가 결혼해 슬하에 1녀를 뒀다.
이후 1951년 5월 입대해 제주도에서 훈련을 받은 뒤 국군 2사단에 배치됐고, 그해 8월 2일부터 9월 3일까지 강원도 철원 인근에서 벌어진 ‘734고지 전투’에 참전 중 8월 15일 전사했다.
734고지 전투는 강원도 철원군 적근산과 김화군을 연결하는 중부 전선의 요충지로 치열한 공방전이 여러 차례 전개됐던 곳이다.
고인에 대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이날 경기도 수원 유가족 자택에서 열린다.
고인의 딸 득례씨는 “아버지의 유해를 찾아서 인생의 숙제를 마친 기분”이라며 “유해를 찾기 위해 고생하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6·25 전사자 유가족은 전사자의 8촌까지 유전자 시료 채취로 신원 확인에 참여할 수 있다. 제공한 유전자 정보로 전사자 신원이 확인되면 포상금 1000만원이 지급된다.
오기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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