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대구에서 17세 외상환자가 응급실을 찾지 못해 구급차 안에서 숨진 사건과 관련해 대구파티마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 A씨가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대구시의사회는 즉각 반발하며 당시 사고는 “열악한 응급의료 체계와 왜곡된 의료환경”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22일 경찰과 시의사회 등에 따르면 대구 북부경찰서는 A씨를 정당한 사유없이 응급환자 수요을 거부한 혐의(응급의료법)를 적용해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하고 있다.
지난 3월 19일 대구의 한 4층 높이 건물에서 추락한 17세 외상환자가 병원을 찾지 못해 구급차 안에서 2시간 동안 뺑뺑이를 돌다 결국 숨졌다. 당시 환자가 처음 도착한 종합병원에서 MRI, CT 등을 촬영하는 과정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고, 이후 보건복지부·대구시 공동조사단은 ‘병원 간 환자 떠넘기기’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주로 이송 중 응급의료기관을 선정하는 과정을 비롯해 환자 전원, 진료 등에서 부적절한 대응이 있었는지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정신과와 외상 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판단 하에 전원 요청을 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119구급대의 자살시도가 의심된다는 설명과 의식이 명료하고 활력징후가 안정적이었기 때문에 병행 치료가 가능한 경북대 병원으로 전원 요청했다는 것이다.
시의사회는 A씨 피의자 전환에 대해 성명을 내고 “응급실에 환자가 많이 몰리면서 정작 중증 환자가 적절한 진료를 받기가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의료계는 지역별 중증응급환자의료센터 확대, 응급환자 특성을 고려한 수가개선 및 보상체계 등을 제시했으나 묵살됐다”고 했다.
또 “A씨가 경찰 수사에 희생된다면 풍전등화 같은 응급의료 체계 붕괴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며 “지금이라도 보건 당국은 응급의료 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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