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복권 당첨 번호를 예측해 알려주고 당첨이 되지 않으면 가입비를 환불해주겠다는 말에 속아 수백만원대 손해를 봤다는 피해자들의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13일 경찰청 게시판에는 인천에 있는 A 업체를 수사해 처벌해달라는 민원성 게시글과 댓글 등 100여 건이 잇따라 올라와 있다. 해당 민원은 지난달 7일 시작해 전날까지 이어졌다.
이들은 A 업체가 당첨이 보장된 로또 번호를 미리 알려주겠다며 서비스 이용을 유도한 뒤 가입비를 받아 금품을 가로챘다고 주장했다. 이 업체는 ‘로또 1등을 꿈이 아닌 현실로 만들어 주겠다’며 회원을 모집했고 약속한 기한 내 당첨이 되지 않으면 환불해준다며 가입자를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당첨은커녕 가입비도 환불받지 못하고 있는 피해자가 수두룩한 상황이다. 피해자 양모씨는 2년 전 A 업체로부터 광고 전화를 받고 500만원을 입금해 서비스에 가입했지만, 1년 넘도록 1등은 물론 3등 당첨도 된 적이 없다.
또한 당첨이 안되면 전액 환불 해준다는 약속과 달리 A 업체는 서비스 기간을 1년간 무료로 연장해주겠다며 환불을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씨는 “1년을 또 기다려서 환불할 시기가 되니 고객센터에서는 아예 전화를 돌려놓고 차단했다”며 “나처럼 사기당한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원인들에 따르면 이 업체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알고리즘이나 엄선된 분석 시스템으로 산출한 값이라며 복권 번호 6개를 여러 개 조합해 회원들에게 제공했다. 해외에서 발표된 복권 관련 논문의 알고리즘을 반영했다고도 주장했다. 또 3∼4가지 단계로 분류된 회원등급제를 만들어 등급을 올리면 당첨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피해자를 꼬드겨 추가 비용을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신모씨는 A 업체가 로또 1회차부터 최신 회차까지 당첨 패턴을 분석해 가장 높은 확률의 예측 번호를 제공한다는 ‘마스터’ 등급에 가입했다가 피해를 입었다. 신씨는 “600만원을 주고 계약했지만, 1년에 5000원 3번 당첨된 게 전부”라며 “전액 환불해준다고 했는데 계속 전화해도 받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경찰은 지난달 인천에 있는 A 업체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PC와 서류 등 증거물을 확보하며 강제 수사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수십명으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해 사건 관련자를 조사 중인 단계”라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