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중호가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첫 경기에서 강력 우승 후보인 프랑스를 꺾고 순조로운 첫발을 뗐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대표팀은 23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멘도사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대회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2대 1로 이겼다. 주장 이승원(강원)은 선제골을 넣은 뒤 이영준(김천)의 결승골까지 어시스트하며 승리를 견인했다.
세계적인 강호로 꼽히는 프랑스를 한국이 U-20 월드컵에서 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프랑스는 이 대회에서 2013년 우승을 차지했고 16강에 오른 적도 6차례나 된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프랑스와 U-20 대표팀 간 역대 전적에서 2승 3무 4패를 기록 중이다.
전반 15분까지는 프랑스의 볼점유율이 75%에 달할 만큼 상대팀의 압박이 강했다. 흐름을 끊은 건 ‘캡틴’ 이승원이었다. 전반 22분 중원 왼쪽을 돌파한 김용학(포르티모넨스)이 찔러준 볼을 이승원이 받은 후 골키퍼 1대1 찬스가 만들어졌다. 이승원은 침착하게 골대 왼쪽을 공략해 선제골을 터뜨렸다.
후반 들어선 프랑스의 공세가 더욱 매서워졌다. 위기 순간도 여러 차례 있었다. 후반 9분에는 경계 대상 1호로 꼽혔던 윌슨 오도베르(트루아)가 때린 슈팅이 골대 오른쪽을 빗겨가며 가슴을 쓸어냈다. 위기를 넘긴 한국은 이영준(김천 상무)이 후반 19분 추가 득점에 성공하며 다시 기세를 잡았다. 이영준은 이승원의 프리킥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추가골의 기쁨이 가시기도 전에 변수가 발생했다. 후반 21분 김준홍(김천 상무)과 상대 공격수 말라민 에페켈레가 충돌하는 과정에서 주심이 김준홍에게 반칙을 선언하며 옐로카드까지 꺼냈다. 느린 화면을 보았을 때도 두 선수가 거의 동시에 접촉한 것처럼 보여 석연찮은 상황이었지만 결국 프랑스에 페널티킥 찬스가 주어지며 만회골을 허용했다. 이후 끈질긴 수비로 리드를 지켜낸 한국은 2대 1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후 김은중 감독은 “프랑스가 우승 후보이기 때문에 우리가 나름대로 수비적으로 하면서 역습을 준비했는데, 그 전술을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고 말했다. 또 “프랑스가 신체 조건과 개인 기량에서는 우리에 앞설 수 있지만, 우리가 1대1 싸움이 아닌 11명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게 승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U-20 월드컵은 24개 팀이 4개국씩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 2위와 조 3위 4개 팀까지 16강에 진출한다. 이날 승리로 조 1위에 오른 한국은 26일 온두라스를 상대로 2차전을 치른다. 2차전 상대인 온두라스는 이날 감비아에 1대 2로 져 프랑스와 나란히 1패씩 기록했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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