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형에게 대리시험을 시킨 한국은행 신입 직원이 채용시험 부정행위로 적발됐다.
17일 한은과 금융감독원은 두 기관의 신입직원 채용에 이중 지원하고 필기시험에 타인을 대리 응시토록 한 한은 직원 A씨에 대해 공동으로 수사기관에 형사고발 조치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올해 입행한 A씨가 지난해 하반기 한은과 금감원 신입직원 채용에 이중 지원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금감원의 필기시험은 쌍둥이 형에게 대리 응시를 요청한 것으로 파악했다.
쌍둥이 형이 대리 응시한 채용 전형은 금감원의 1차 필기시험이었다. A씨는 한은 자체 조사 과정에서 “금감원 2차 필기시험 및 1차 면접전형에는 본인이 응시해 합격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한은 채용에 최종 합격하며 금감원 2차 면접전형은 응시하지 않았다.
반면 한은 채용 과정은 A씨 본인이 직접 응시해 최종 합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은은 필기시험, 1차 실무면접, 2차 면접 등을 진행한다. 전형 단계마다 필적 확인지를 받고 있는데 입행 시 작성한 A씨의 고용계약서 등을 비교하니 일치한다는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대리시험이 발생한 금감원이 공정한 채용업무 수행에 방해를 받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A씨에 대해서는 “한은 자체 조사 결과나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 등에 따라 엄중한 징계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양 기관은 유사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같은 날 필기시험을 치르는 유관기관과 협조해 대리시험 등 부정행위를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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