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간호법 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간호사들의 집단 반발이 이어지자 보건복지부가 “간호사 처우 개선은 국가가 책임지겠다”며 즉각 달래기에 나섰다.
또 의사 등 의료인 면허 취소 요건을 강화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거부권 대상에서 빠진 것과 관련해서는 법 개정 추진을 시사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관련 브리핑을 열고 “고령화에 따라 정부는 수요자 중심의 통합적 돌봄 체계를 구축하고 직역 간의 합리적 협업체계를 마련하며, 사회적 논의를 통한 법체계를 만든다는 세 가지 원칙을 갖고 어르신들이 사시던 곳에서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지난 1∼3월 발표한 필수의료, 소아 의료, 응급의료 대책 및 기본계획을 통해 지역 완결형 필수의료를 강화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달 발표한 간호 인력 지원 종합대책을 충실히 이행하며 간호사가 우수한 전문의료인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겠다”며 “보건의료 인력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각자 역량을 발휘하고 국민 건강에 이바지하도록 종합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입법이 아닌 정부 대책만으로 간호사 처우 개선이 어렵다는 지적에 “간호법 제정과 무관하게 간호 인력 지원 종합대책을 착실히 이행해 간호사 근무 환경을 국가가 책임지고 개선하겠다”며 “입법에 대해서는 당과 협의해 방향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간호사 단체들은 “윤 대통령의 간호법 제정 거부권 행사는 약속을 파기한 것”이라며 “정치적 책임을 묻겠다”고 강력히 규탄했다. 이들은 “거부권이 행사된 간호법은 즉각 국회에서 재의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조 장관은 이에 대해 “지난 100년 동안 환자의 곁을 지켜오셨고, 앞으로도 환자의 곁을 지켜주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간호사들께서 자부심을 느끼고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단체행동 자제를 요청했다.
한편 조 장관은 ‘면허취소법’으로 불리는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의료인이 모든 범죄에 금고 이상의 형을 받는 경우 면허를 취소하는 내용이 과도하다는 여론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관련 법 개정 방향에 대해 당정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의사와 간호조무사 등으로 구성된 보건복지의료연대(의료연대)는 의료법 개정안이 거부권 대상에서 빠진 것에 아쉬움을 드러내며 “(의료법 개정안에 대한) 재개정 절차에 국회와 정부가 나서줄 것”을 거듭 촉구했다.
의료법 개정안은 의료인의 결격·면허 취소 사유를 ‘범죄 구분 없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는 경우(선고유예 포함)’로 확대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오기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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