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 시간이 아침 점호 이후부터 오후 9시까지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현재 병사들은 휴일에는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휴대전화를 쓸 수 있지만, 평일에는 일과 후인 오후 6~9시에만 사용이 가능하다.
국방부는 병사의 휴대전화 소지·사용 시간을 아침 점호 이후부터 오후 9시까지로 확대하는 방안을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 전 군의 약 20%에 해당하는 부대에서 시범운영한다고 11일 밝혔다. 시범운영 부대는 육군 14개, 해군 4개, 공군 9개, 해병대 3개, 군병원 15곳이며 이들 부대 병력을 모두 합하면 6만명에 달한다. 시범운영을 거쳐 이 방안이 확정된다면 평일 기준 3시간이던 휴대전화 소지·사용 시간이 약 4배 늘어나게 된다.
휴대전화 소지 시간 확대로 군대에서 보안 사고나 온라인 범죄가 급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온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임무 수행과 보안에 영향이 없도록 경계·당직근무와 야외 대규모 교육훈련 시에는 휴대전화 소지를 원천적으로 제한하고, 위반 시 제재 기준도 강화하는 등 보완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기존에는 부대 활동 중 사용 등 경미한 사용 수칙 위반 시엔 휴대전화 사용만 제한했으나, 앞으로는 외출·외박 제한으로 제재를 강화키로 했다.
앞서 국방부는 휴대전화 사용 시간을 ‘최소형’(아침 점호~오전 8시30분 및 오후 6~9시), ‘중간형’(아침 점호~오후 9시), ‘자율형’(24시간) 등 3개 유형으로 나눠 지난해 6~12월 전 군의 5%에 해당하는 부대에서 3개 유형을 2개월씩 경험하게 했다. 이 결과 ‘중간형’이 병사들의 만족도뿐만 아니라 간부들의 부대 관리 측면에서도 긍정적 효과가 커서 이번에 참여 부대를 확대해 시범운영을 하는 것이라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병사들은 휴대전화 사용 시간을 몇 분이라도 침해받으면 ‘폰손실’이란 표현을 쓸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중간형으로 소지 시간이 길어지면 민감도가 크게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간부들도 공지 전달 등에서 중간형이 효율적이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현재 휴대전화를 전혀 쓸 수 없는 훈련병도 7월부터 모든 신병교육기관에서 주말과 공휴일에 1시간씩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국방부는 훈련병의 휴대전화 사용이 심리적 안정 및 가족과의 소통에 긍정적인 것으로 판단해 군인화 교육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허용하기로 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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