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종외교’ 팻말 맞은편 일장기… 갈라진 대통령실 앞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주변에서 과거사 사죄를 요구하는 집회와 일장기를 흔들며 환영하는 집회가 나란히 열렸다.

정의기억연대·민족문제연구소 등으로 구성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이날 오후 2시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제 전범기업의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일본 정부위 사죄·배상을 촉구하며 “한·일 정상회담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에 경고하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 철회를 요구하라고 우리 정부에 요구했다.

앞서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은 낮 12시 기자회견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역사 왜곡과 책임 부정으로 일관하는 기시다 정권에 거듭 면죄부를 주는 굴종 외교의 자리”라고 규정하고 “한일 셔틀외교 복원은 과거사 문제를 졸속으로 처리해 한일동맹을 구축하고 한국을 중국과 대결에 동원하려는 미국의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대학생 단체인 ‘2015한일합의파기를위한대학생공동행동’은 오전 11시 기자회견에서 “2015년 위안부 합의를 체결 당사자가 당시 외무상이었던 기시다 총리”라며 “그는 전쟁범죄 잘못을 끝내 인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보수성향 시민단체들은 대통령실 주변에서 ‘맞불 집회’를 열었다. 신자유연대와 한미동맹강화국민운동본부 회원들은 대통령실 주변에서 ‘한미일 군사 동맹 강화’ ‘기시다 총리 환영’을 적은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이들 단체의 일부 회원은 태극기, 미국 국기인 성조기와 함께 일장기를 흔들었다. 다른 성향의 집회 회원들 사이에서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30분쯤 대통령실 청사에 도착한 기시다 총리를 영접했다. 환영 행사를 마치고 대통령실 안으로 들어간 두 정상은 소인수 회담, 확대 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에 나설 예정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