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ICC(국제상사법원)가 액토즈소프트와 위메이드의 ‘미르의 전설2’ 라이선스 권리 분쟁에서 위메이드 손을 또 들어줬다. 액토즈소프트가 싱가포르 ICC에 제기한 배상금 취소소송이 기각된 것이다. 액토즈는 바로 항소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3일 액토즈소프트는 싱가포르 ICC가 ‘미르의 전설2’ 관련 부분 판정에 대한 취소소송을 기각한 것에 대해 항소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액토즈소프트와 위메이드의 긴 법적 싸움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두 회사는 원래 하나의 기업이었지만 위메이드가 독립하며 미르의 전설2의 IP(지식재산권)를 양사가 공동으로 소유하는 상황에 놓였다. 양사는 싱가포르, 중국, 한국 등에서 소송전을 벌였다.
이번 갈등은 2001년 셩취게임즈가 위메이드와 미르의 전설2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합의(SLA)를 체결한 것이 발단이 됐다. 셩취게임즈는 위메이드의 허락 없이 서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며 큰돈을 벌었다.
위메이드는 싱가포르 ICC에 2017년 SLA 종료 및 무효 확인 소송을 포함한 손해배상청구 중재신청을 했다. 2020년 ICC는 SLA 종료, 효력 상실, 원저작권자 권리가 위메이드에 있음을 확인하는 판결을 내렸다.
해당 판결을 근거로 한 중재 판정부의 손해배상 판결도 지난 3월 19일 나왔다. 이에 따르면 액토즈와 셩취게임즈는 손해배상금 10억 위안(1967억원)과 이자 3억2000만 위안(612억원) 등 총 2579억원을 위메이드에 지급해야 한다. 특히 액토즈소프트는 연대책임 배상금액으로 1110억원을 내야 한다.
액토즈는 이 같은 판결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싱가포르 ICC에 제기했으나 2일 기각됐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미르의 전설2 원저작권자 권리가 명백하고 객관적으로 확인되었다”라며 “향후 액토즈소프트와 셩취게임즈로부터 손해배상금을 절차에 따라 받아낼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액토즈소프트는 “취소 소송이 기각된 것에 대해 항소할 예정”이라며 “싱가포르 ICC의 판정이 우리나라 고등 법원 및 중국최고인민법원의 기존 판결과 명백히 상충하는 판정이기 때문에 한·중 양국에서 효력 승인 및 집행이 될 수 없다는 점은 여전히 변함없다”라고 밝혔다. 앞서 중국 최고인민법원과 한국 고등법원은 SLA 계약이 유효하다며 엑토즈소프트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정진솔 인턴 기자 s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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