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조폭 연루설’을 제기했다가 고발됐으나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됐던 장영하 변호사가 법원 결정에 따라 형사 법정에 서게 됐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30부(재판장 강민구)는 민주당이 장 변호사에 대한 검찰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낸 재정신청을 지난달 27일 인용했다.
장 변호사는 경기도 성남 지역 기반 폭력조직 ‘국제마피아파’ 행동대원 박모씨의 법률대리인이다. 장 변호사는 대선을 앞둔 지난 2021년 10월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중 국제마피아 측근에게 사업 특혜를 주는 대가로 약 20억원을 받았다는 얘기를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에게 전달했다. 앞서 수감 중인 박씨가 장 변호사를 접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주장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지난 2021년 10월 18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돈다발 사진을 공개하며 ‘이재명 성남시장 재임 시절 전달된 현금’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당 돈다발 사진은 박씨가 페이스북에 ‘많은 시행착오 끝에 고정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됐다’며 전혀 다른 맥락의 글과 함께 올렸던 사진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지사는 김 의원이 사진을 제시했을 때 “참 코미디가 이런 코미디가 없다”고 일축했었다. 장 변호사는 국감 이틀 뒤인 10월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돈이 이 지사에게 넘어간 건 확실하다”는 박씨의 주장을 재차 전달했다.
민주당은 장 변호사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장 변호사가 박씨의 말을 사실이라고 믿고 의혹을 제보한 것으로 판단해 불기소 처분했다. 이에 민주당은 지난해 9월 재정신청을 냈다. 재정신청은 검찰이 고소·고발 사건을 불기소한 경우 검찰 결정이 타당한지 여부를 검찰청 소재지 관할 고등법원에 다시 묻는 제도다. 법원이 재정신청을 인용하면 검찰은 피의자에 대해 공소를 제기해야 한다.
앞서 수원지검은 지난해 9월 ‘박씨의 주장에 허위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박씨를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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