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이 다음 달 4일부터 국가 지정문화재 관람료를 전면 면제한다. 이번 결정으로 그간 문화재를 관람하지 않고도 관람료를 내야 했던 등산객들의 원성이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조계종 측은 26일 개정된 문화재보호법 시행에 따라 국가지정문화재 관람료를 면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가지정문화재를 보유한 조계종 산하 사찰 가운데 현재 관람료를 받는 사찰 65곳이 모든 입장객에 대해 면제 조치를 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번 조치는 개정된 문화재보호법이 시행되는 다음 달 4일부터 적용한다.
현행 문화재보호법은 국가지정문화재 소유자가 해당 문화재를 공개하는 경우 관람자로부터 관람료를 징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조계종 산하 65개 사찰은 국가지정문화재 관람료를 명목으로 이용객들에게 소정의 돈을 받아왔다.
하지만 사찰에 입장해 문화재를 관람하지 않은 등산객들에게까지 관람료를 받으면서 반발이 커졌다. 등산객들은 관람료가 아닌 통행료를 징수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일부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계종과 각 사찰 측은 문화재 관리를 위한 비용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마찰은 끊이지 않았다.
이 같은 논란은 지난해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황지사 에피소드 편으로 따로 다뤄지기도 했다.
케케묵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5월 문화재보호법에 관람객 대신 국가가 비용을 대도록 하는 규정이 신설됐다. 이 규정은 국가지정문화재에 대해 민간 소유자나 관리단체가 문화재 관람료를 감면할 때 국가가 그 감면 비용을 지원하도록 한다.
올해 정부 예산에 관람료 감면을 뒷받침할 사업비 419억원이 배치돼 있다. 조계종 측은 관람료를 걷지 않는 대신 정부 예산으로 해당 금액을 지원받게 되는 셈이다.
다만 이번 조치는 국가지정문화재에 한정돼 있어 시·도지정문화재를 근거로 관람료를 걷는 일부 사찰에서는 당장 관람료를 없애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은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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