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송영길 전 대표에 0.59%p 차이로 석패했던 홍영표 의원이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당사자의 신속하고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첫 입장을 내놨다.
홍 의원은 20일 페이스북에 “지금까지 발언을 자제했다. 저 역시 민주당의 일원이기에 무거운 책임감을 함께 나눴고, 저를 피해자라고 말씀하는 상황이라 발언에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당대표의 대국민 사과 이후에도 당과 당사자의 책임 있는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제 생각을 밝히고자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시대착오적인 부도덕하고 불법적인 행위를 단절하기 위해 당사자의 신속하고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국민과 당원께 진솔하게 용서를 구하고 다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민주당은 한 발자국도 전진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당 내부를 향해서는 “온정주의를 단호히 배격하고 무너진 도덕성을 회복해야 한다”며 “당을 혁신해야 한다. 철저한 반성과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지난 대선부터 지선에 이어 오늘까지 제대로 혁신하지 못한 것을 반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홍 의원은 “국민과 당원께 진심으로 사과하고 처절하게 반성하며 완전히 새로운 민주당으로 새로 시작할 때”라며 “민주당이 비정상에서 정상이 되도록 앞장 서겠다”고 했다.
당내 친문(친문재인)계로 분류되는 홍 의원은 3파전으로 치러진 2021년 전당대회에서 35.6%를 얻은 송 전 대표에게 0.59%포인트 뒤진 35.01%를 기록하며 패배했다. 돈봉투 살포 등 변수가 없었다면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근소한 차이였다. 우원식 의원은 29.4%로 3위를 차지했다.
한편 돈봉투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송 전 대표는 오는 22일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당 안팎의 거듭된 요청에 조기 귀국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지난 17일 당 최고위원회를 열기에 앞서 관련 의혹에 대해 사과하며 “송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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