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빌라 임대차 거래 중 전세 비중이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고금리 부담에 ‘깡통전세’나 전세사기 우려가 더해지면서 목돈을 맡겨야 하는 전세 수요가 월세 등으로 넘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정보업체 경제만랩은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서울 빌라(다세대·연립주택) 임대차 거래 2만7617건 중 54.0%인 1만4903건이 전세 계약이었다고 19일 밝혔다.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11년 이후 1분기 기준 가장 낮은 비중이다.
노원구는 이 수치가 42.2%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낮았다. 이어 종로구 42.6%, 강남구 43.0%, 송파구 44.8%, 서대문구 46.0%, 관악구 46.3%, 중구 47.0%, 서초구 49.9% 등이 전세 비중 50%를 넘지 못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전세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진 가운데 깡통전세와 전세사기 등의 문제로 빌라 전세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전세 비중은 점점 줄고 준월세나 준전세로 비중이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치 초과~240개월치 이하면 준월세, 월세의 240개월치를 초과하면 준전세로 분류한다.
올해 1분기 서울 빌라 준월세는 전체 임대차 계약의 30.5%(8417건)로 1분기 기준 2016년(32.3%) 이후 7년 만에 최고치였다. 2021년 22.2%까지 줄었던 이 비중은 지난해(25.8%)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상승했다.
1분기 기준 2020년 6.4%였던 준전세 비중은 올해 11.7%(3223건)로 3년 연속 오르며 해당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종전 최고치는 2016년 9.1%였다.
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치 이하인 사실상의 순수 월세는 1분기 기준 2011년 1.0%에서 올해 3.9%까지 늘었다. 역시 사상 최고 비중이다.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도 전세 비중이 사상 최저인 57.7%(6만3835건 중 3만6840건)까지 낮아졌다. 2012년 82.6%였던 이 비중은 2016년 61.3%까지 줄었다가 이듬해 81.2%로 치솟은 뒤 2018~2020년 70%선을 유지했다. 이후 2021년 64.5%, 지난해 58.8%에 이어 올해까지 3년 연속 하락했다.
올해 1분기 아파트 준월세 거래는 1만4531건으로 전체 임대차 거래의 22.8%를 차지하며 종전 최고치인 지난해 21.7%를 넘어섰다. 준전세 거래는 18.1%로 2016년 19.3% 이후 최고치였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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