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뇌사 장기기증인들 위한 기념공간’ 가보니…

Է:2023-04-1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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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12일 ‘뇌사 장기기증인 기념공간 건립 기념식’ 개최
“유가족들에게 위로과 자긍심을 전할 수 있는 곳 되길”

장기기증 유가족들이 12일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 장미원에서 열린 ‘뇌사 장기기증인 기념공간 건립 기념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홍우기(74)씨는 7년 전 외아들 윤길씨를 뇌출혈로 먼저 떠나보냈다. 상견례를 닷새 앞둔 날이었다. 결혼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냈던 윤길씨는 6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떠났다.

홍씨는 아들의 죽음 이후 매일 힘든 나날을 보냈지만, 현 ‘윤길파파’라는 이름으로 인터넷포털사이트에 장기기증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이날 행사에 아들이 생전 자주 착용했던 넥타이를 매고 왔다.

홍씨는 “아직도 아들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유가족들에게 기념공간이 생긴다는 건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소식”이라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박진탁 목사)가 12일 서울 동작구 보라매 공원 장미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인 기념공간 건립 기념식’을 개최했다. 국내 최초로 건립되는 기념공간은 뇌사 장기기증인의 나눔을 기리기 위한 목적으로 조성됐다.

박진탁 이사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기념공간이 도너패밀리에게 위로과 자긍심을 전할 수 있는 곳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며 “이 공간을 마련하는데 도움을 주신 모든 서울시 관계자들에게 깊은 감사 드린다”고 전했다.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장기기증 유가족들은 공간에 들어서자 감동의 눈물을 쏟거나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23년전 신장과 췌장을 이식받은 신췌장이식인회 송범식 회장은 “장기기증인과 도너패밀리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기증자를 기억하기 위해 이식인들과 자주 기념공간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기념공간은 홍익환경미술연구소의 이수홍 교수가 도안한 조형물인 ‘나누고 더하는 사랑’을 중심으로 조성돼 있다. 이 조형물은 3개의 구가 위로 쌓아 올려져 있는데, 각각의 구는 기증인과 도너 패밀리, 이식인을 상징한다.

뇌사 장기기증인 유족들은 2018년 장기기증운동본부가 진행한 설문조사를 통해 ‘뇌사 장기기증인 기념공간 조성’을 희망한다는 뜻을 전해왔고, 본부 측은 유족들 의사를 받아들이면서 기념공간 건립이 이뤄졌다. 이날 행사에는 장기기증 유가족을 비롯해 서울시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글·사진=유경진 기자 yk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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