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리 규제 조치에 찬성한다.”
남자 골프 세계 랭킹 3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최근 세계 골프 규칙을 관장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밝힌 골프공의 비거리 규제 조치에 찬성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23일(한국시간) 인터넷 방송 ‘노 레잉업’이 공개한 매킬로이와의 최근 인터뷰에 따르면 매킬로이는 “엘리트 선수들에 대한 비거리 규제 조치에 찬성한다”면서 “동료들이 대부분 반대하는 걸 알지만 내 생각에는 이 조치로 인해 누가 최고의 선수인지 가려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찬성 이유를 밝혔다.
R&A와 USGA는 지난주 공동 성명을 통해 시속 127마일의 스윙 스피드로 타격했을 때 공이 비거리 317∼320야드 이상을 기록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이 규정은 엘리트 선수들에게만 적용된다.
양대 기구가 비거리 제한에 칼을 빼든것은 선수들의 비거리가 계속해서 늘어나면서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2003년에 286야드였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선수들의 평균 비거리가 이번 시즌에는 297.2야드로 늘었다.
이렇게 비거리가 늘어 나면서 골프 경기가 장타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됐다. 그리고 덩달아 코스도 길어지면서 유지 관리 비용 증가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등 부작용이 많다는 여론이 비등했다.
매킬로이와 반대로 대다수 선수들은 비거리 제한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저스틴 토머스, 브라이슨 디섐보(이상 미국) 등 PGA 투어와 LIV 골프 등에서 활동하는 정상급 선수들은 일제히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런 가운데 이번 시즌 PGA투어 드라이버 비거리 장타 부문 1위(평균 326.6야드)를 달리고 있는 매킬로이가 찬성 입장을 내놓은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매킬로이는 “혁신은 모든 스포츠의 한 부분이며,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라며 “그러나 그런 혁신이 해당 종목이 걸어온 길을 넘어선다면 그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PGA투어의 유보적 반응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메이저 대회들이 이 규정을 따르는데, PGA투어가 그러지 않는다면 메이저 대회와 일반 투어 대회의 차이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그는 “PGA투어가 이 규정을 도입하지 않더라도 나는 비거리 제한 규정을 준수하면서 메이저 대회를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