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20일 출근길 대다수 시민은 여전히 마스크를 쉽게 벗지 못했다.
이날 오전 7시10분부터 10분 동안 서울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 1번 출구로 들어가는 시민 600여명을 지켜본 결과, 마스크를 벗은 사람은 채 서른 명도 되지 않았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들어온 승객들도 대부분 손목에 마스크를 걸고 있거나 손에 쥐고 있었다.
지하철 객차 내부에서는 마스크를 벗은 사람을 더 찾기 어려웠다. 같은 칸에 탑승한 약 50명의 승객 중 마스크를 벗고 있는 이는 3명뿐이었다.
신도림역에서 만난 직장인 황모(31)씨는 “마스크를 한 번 쓰기 시작하니까 비말(침)이 굉장히 의식되기 시작했다”며 “마스크를 쓰니 감기 같은 질병도 안 걸리고, 사람들 간 차단이 되는 것 같아서 계속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옥철’로 유명한 서울지하철 9호선도 마찬가지였다.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대부분 시민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열차 한 량에 타는 승객들이 너무 많아 ‘고밀도’ 문제까지 벌어졌던 염창역에선 마스크를 벗은 이를 찾지 못했다.
반포까지 간다는 신모(60)씨는 “마스크를 벗는 게 습관이 안 됐다. 날씨가 더워지고 사람들도 익숙해지면 벗지 않겠냐”면서 “그때까지는 계속 쓸 생각”이라고 했다. 오모(49) 씨도 “오늘부터 마스크 벗을 수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습관적으로 마스크를 썼다”고 전했다.
간혹 마스크를 벗고 있다가 번잡한 곳에선 쓰는 시민들도 보였다. 직장인 양인기(48)씨는 손에 마스크를 쥔 채로 9호선 급행열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지하철처럼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쓰고 밀도가 낮은 승강장에서는 벗고 있다”며 “아직은 확진자가 많은 것 같아서 9호선처럼 옆 사람이랑 거리가 너무 가까울 경우에만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전했다.
주변 시선을 의식하는 시민도 있었다. 아직 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동안 마스크가 얼굴 일부가 돼 벗기 어색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대학생 김모(24)씨는 “아직 다른 사람 눈치가 보인다. 사실 안 쓰고 버스에 탔다가 다들 쓰고 있어서 나도 꺼내 썼다”고 말했다.
이날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3930명으로 지난해 6월 27일 이후 약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입원 중인 위중증 환자 수는 122명으로 전날보다 2명 줄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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