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측이 참사 당시 희생자 등에게 막말을 쏟아낸 김미나 국민의힘 경남 창원시의원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0·29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협의회)는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의원에 대해 약 4억5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상황실장을 맡은 서채완 변호사는 “김 의원에 대해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은 단순히 금전을 청구하기 위한 소송이 아닌 2차 가해를 근절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 의원과 같이 재난 참사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공권력의 주체가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 대한) 2차가해 하는 것을 방지하고 근절시키기 위해 소 제기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의원을 명예훼손과 모욕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했지만, 아직 사건이 경찰에서 검찰로 송치되지 않았다”며 “시간이 지나도 형사사건에 아무런 진척상황이 없어 유가족들은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정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부대표는 “(김 의원이) 당연히 제명돼야 함에도 제 식구 감싸기와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대처는 더욱 유가족들을 분노하게 한다”며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제기해 잘못된 행위를 하는 모든 이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인의 생각 없는 말과 행동이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며 “두 번 다시 막말하는 정치인이 나오지 않도록 뜻을 함께해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SNS에 이태원 참사 피해자와 유가족을 언급하며 “나라 구하다 죽었냐” “시체 팔이”라는 식의 막말을 적어 비판을 받았다. 또 과거 세월호 참사를 언급하며 “제2의 세월호냐” “세월호에 재미 들여서 이태원에 써먹으니 국민들은 식상”이라고도 했다.
유가족들은 같은달 김 의원을 모욕,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시의회 측에 제명을 요구했다.
이후 창원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는 회의를 열고 무기명 투표를 통해 김 의원에 대한 징계 수위를 제명으로 정한 징계보고서를 의결했다. 하지만 본회의에서 실시된 김 의원에 대한 의원직 제명안에서 찬성 20표, 반대 20표 등으로 부결됐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