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개딸(개혁의 딸)로 대표되는 지지자들을 만나 “단결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타일렀다.
지난달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반란표 등을 계기로 당내 비이재명계를 향한 개딸의 비난이 격해지자 이 대표가 직접 자제를 당부한 것이다.
지지자들은 대부분 수긍하는 분위기였지만,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이 대표와 시각차를 드러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 민주당사 당원존에서 지지자들을 만나 “저를 위한다고 하는 행동이 다르게 해석돼 당내에서 활동하는 저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경우) 생각을 조금만 더 해보면 제가 뭐가 되겠나”라며 “(당내) 적대감이 더 심해지지 않겠느냐. 도움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민주당 의원에 대한) 징계 청원은 신중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이 대표의 설득에도 지지자들은 때때로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
이 대표는 간담회에서 개딸의 내부공격과 관련해 “집안에 폭탄 던지는 것과 똑같다. 우리끼리 싸우느라고 자멸하는 길로 갈 수 있다”며 “여기 오신 분들은 그런 거 안 하죠”라고 질문했다.
지지자들이 술렁이자 이 대표는 “누가 하고 있어요?”라고 다시 물었고, 지지자들은 “저요” “너무 심한 사람들이 있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이 대표는 또 “누가 저보고 ‘혹시 윤석열 대통령 밉냐’고 했는데, 저는 밉지 않다”며 “윤석열 정권 입장에서는 저를 제거하는 게 제일 유리한 상황을 만드는 것일 수 있다. 그쪽에서 공격하는 건 일면 당연하다”고 했다.
그러자 지지자들은 오히려 “미워하세요” “(공격이) 당연하지 않다”며 아우성쳤다.
이 대표가 난처한 듯 “저의 개인적 감정을 투영하는 건 아무 도움도 안 된다”며 “저의 부족함이 (공격의) 더 큰 원인일 수 있다”고 수습에 나섰지만, 지지자들은 “안 그래요”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 대표는 또 최근 일부 지지자들이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향해 폭언과 야유를 한 것을 거론하며 “정의당 입장에서 섭섭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지자들은 “저희가 더 섭섭하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어 “표현도 할 줄 알아야 된다” “표현을 왜 못하게 하느냐”며 언성을 높였다.
자신들을 타이르는 이 대표를 향해 오열하는 지지자도 있었다. 이 지지자는 “우리도 참을 만큼 참았다. 우리 ‘깨시민’들이 얼마나 참았는지 아느냐”며 울분을 터트렸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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