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축구 ‘레전드’ 위르겐 클린스만을 한국 축구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한 데는 한국 축구에 대한 관심, 스타플레이어를 다루는 리더십, 강한 동기부여 등이 고려됐다고 대한축구협회가 밝혔다.
마이클 뮐러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은 28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신임 감독 선임배경을 설명했다. 협회는 전날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의 후임으로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했다. 계약기간은 2026년 북중미월드컵 본선까지 약 3년 5개월이다.
협회는 올해 1월 12일 총 61명의 후보군을 우선 선정한 뒤, 18일부터 23명을 추려 접촉 계획을 세웠다. 26일 최종 5명으로 압축한 뒤 1월 30일부터 2월 1일까지 맞춤형 온라인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에선 2022 카타르월드컵과 한국축구에 대한 평가, 각 후보들의 단기·중기·장기 목표, 한국 상주여부, 등을 물었다. 이후 최우선 협상대상자인 클린스만 감독으로 결정하고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를 통해 내용을 공유한 뒤 27일 최종발표했다.

뮐러 위원장은 클린스만 감독과 한국의 인연을 강조했다. 그는 “2018년에도 대표팀 감독 후보군에 있었다”며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에 살길 원하며 관심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1994년 월드컵에서 한국을 상대하면서 한국의 파이팅 정신과 투지에 감명받았다 얘기했다”며 “2004년 감독 시절에는 한국에 1대 3으로 패하며 한국 축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도 전했다.
앞서 협회가 밝힌 5가지 기준(전문성‧감독경험‧동기부여‧팀워크‧환경적 요인)은 물론 ‘인간적 면모’를 중요하게 여겼다고도 밝혔다. 그는 “사람 대 사람으로 일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간적 면모를 확인하는 과정이 어려웠는데 클린스만 감독은 상당히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동기부여를 강조했다. 뮐러 위원장은 “한국 대표팀 감독을 상당히 원했다. 관심 자체가 다른 후보자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달랐다”며 “본인 스스로 질문을 한국 대표팀이 언제 어떻게 누구와 경기를 할지 질문을 던지는 모습을 보며 동기부여가 확실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긴 공백기간과 전술부재 등에 따른 전문성에 우려에는 “축구는 전술만이 답이 아니”라며 “선수 개개인의 개성을 살리고 스타플레이어를 어떻게 관리하고 여러 상황에서 어떤 팀워크를 이룰지 고민이 필요한데,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클린스만 감독이 퍼포먼스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으로서 한국의 손흥민, 김민재 등 해외파 선수들을 보다 잘 이해하고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클린스만식 축구가 어떤 모습일지에 대해선 “지켜봐야 한다”며 말을 아꼈지만, 벤투호와의 차별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뮐러 위원장은 “특정 축구를 카피하기보다 한국적 요소를 더해 무엇을 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현대축구는 스타일보다 볼을 가졌을 때와 가지지 않았을 때, 공수 전환 등 각각 상황에 최적의 판단을 내려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벤투호가 ‘빌드업 축구’를 추구하며 비교적 뚜렷한 색깔을 드러냈다면, 클린스만 체제에서는 순간적인 변칙과 유연성이 강조될 수 있다. 득점력에 대한 기대도 크다. 클린스만 감독이 선수 시절 세계적 공격수로 활약한 것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전력강화위원회 위원들과 소통이 안 됐다는 주장에는 적극 해명했다. 그는 “후보군을 선정하고 접촉 및 선임하는 과정에서는 협회의 정책적 사안과 민감한 부분도 있어 사전에 양해를 구했고 위원들의 동의가 있었다”며 “27일 위원회 2차 회의에서는 모든 위원들이 긍정적 반응을 보였고 충분한 내용을 공유했다고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주 중 한국에 입국해 오는 3월 2일 국가대표 운영팀장과 만나 코치진 구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권중혁 이누리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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