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표’ 붙는 미국 보조금… 고심 깊어지는 삼성·SK

Է:2023-02-28 16:13
:2023-02-28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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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정부의 반도체 지원금 신청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지원금을 받는 데 전제조건이 많아 무턱대고 신청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가장 눈여겨 보는 대목은 중국 투자와 관련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정부의 지원금을 받은 업체의 경우 최소 10년간 중국 또는 기타 ‘우려 국가’에 새로운 첨단기술 투자를 할 수 없는 조건이 붙는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17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이 공장이 지원금 신청 대상에 들어간다. SK하이닉스는 150억 달러를 투입해 반도체 후공정 및 연구·개발(R&D) 시설을 짓기로 했지만, 아직 구체화한 것은 없다. 다만 앞으로 공장 건설을 추진하면 지원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지원금을 받으면 공장 건설 등에서 상당한 재정적 도움이 되는 건 분명하다. 미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참여를 강화한다는 의미도 갖는다. 하지만 반대급부로 중국 사업을 사실상 접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일단 공장을 증축하거나 새로 짓는 건 할 수 없다.

기존 공장의 미래도 불투명하다. 미국 정부는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공장에 대해 첨단기술 반입 금지조치의 ‘1년 유예’를 연장하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런 이유로 삼성전자가 TSMC, 인텔 등 다른 기업들의 지원금 신청 여부를 살펴보면서 신중하게 결정한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미국의 저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하려는 건 분명하지만, 한국 기업에 피해를 주려는 건 아닐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첨단 반도체 장비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면서, 해외 기업에 개별심사를 받도록 한 것처럼 예외조항을 둘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현재 상황에서 ‘탈 중국’은 미국에 큰 실익이 없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국으로선 자국 기업의 이익이 최우선 순위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공장에서 낸드플래시, 쑤저우공장에서 테스트와 패키징 공정을 운영하고 한다. SK하이닉스 우시공장에서 D램, 다롄공장에서 낸드플래시를 생산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전체 낸드플래시의 40%, SK하이닉스는 D램 40%와 낸드플래시 30%가량을 중국에서 만든다. 두 회사가 D램 시장의 70%, 낸드플래시 시장의 50%를 장악하고 있다는 걸 감안하면 ‘중국 공장’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은 미국 기업의 반도체 공급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애플, HP, 델 같은 미국의 주요 기업이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해 미국으로 가져가기 때문이다. 미국 입장에서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막아야 하는 대상이지만, 중국 내에 있는 한국 기업의 반도체 공장은 미국 기업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구조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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