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튀르키예 남동부와 시리아 서북부를 강타한 지진으로 사망한 사람이 5만 명을 넘기면서 21세기 들어 역대 6번째로 많은 사상자를 낸 자연재해로 기록됐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은 강진 발생 후 누적 사망자 수가 4만4218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시리아 당국이 최근 발표한 사망자 수는 5914명이다. 이에 따라 양국의 총사망자 수는 5만132명으로 5만명을 넘어섰다.
다만 시리아인원관측소가 집계한 시리아 측 사망자는 6760명이어서 실제 전체 인명피해 규모는 이보다 더 커질 수 있을 전망이다. 이 단체는 반군이 통제하는 지역에서 4526명, 정부군 지역에서 2234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튀르키예·시리아 강진은 21세기 들어 역대 6번째로 많은 인명 피해를 낳은 자연재해로 기록됐다. 5번째로 많은 사망자를 낸 재난은 2005년 파키스탄 대지진(7만3000명)이다.
이번 강진으로 튀르키예에서 약 53만명이 재난 지역에서 대피했고, 시리아에서도 10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튀르키예 정부는 현재까지 건물 17만3000채가 붕괴되거나 심각하게 부서진 것으로 집계했으며, 이로 인해 190만명 이상이 임시 대피소나 호텔, 공공시설에 머무르고 있다. 튀르키예에서 이번 지진의 영향을 받은 사람은 20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유엔은 시리아에서는 80만명이 지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AFAD에 따르면 지난 6일 강진 이후 지진 피해 지역에 9000여 차례 이상 여진이 발생했다. 자원봉사자를 포함한 구조대원 24만명이 튀르키예 지진 피해지역 11곳에서 복구 작업 등을 진행 중이지만, 최근 며칠 동안 생존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한편 튀르키예 정부는 이재민들을 위한 주택 재건 사업에 착수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정부가 재난지역에서 1년 안에 주택 재건을 완료하겠다”면서 “최소 150억달러(19조7000억원)를 들여 아파트 20만채와 마을 주택 7만채를 짓는 것이 정부의 초기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은행 JP모건은 주택과 인프라 재건에 250억달러가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엔개발계획(UNDP)은 이번 지진으로 이재민 150만명이 발생했으며 새 집 50만채가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UNDP는 또한 유엔이 이번 강진 피해지역을 돕기 위해 모금 중인 10억달러 가운데 1억1350만달러를 요청해 건물 잔해를 치우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UNDP는 이번 강진으로 1억1600만∼2억1000만t의 잔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1999년 튀르키예 북서부에서 발생한 지진 때 1300만t의 최소 10배 이상이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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