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과 13년 전 맺은 신 핵무기 감축 협정 ‘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AP·타스통신은 21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이날 모스크바 고스티니 드보르 전시장에서 국정연설을 통해 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말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이 결정을 ‘협정 파기’가 아닌 ‘참여 중단’이라고 설명했다. 협정을 유지할 여지를 남겨둔 셈이다.
‘뉴스타트’는 2010년 4월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러시아 대통령이 핵탄두 및 운반체를 일정 수 이하로 줄이고, 서로의 핵시설을 정기적으로 사찰하기로 약속한 협정이다. 1991년 미국과 옛 소련 사이에서 핵을 포함한 전략무기 감축을 목표로 체결된 ‘스타트’ 협정의 맥을 잇는 취지로 ‘뉴스타트’로 명명됐다.
‘뉴스타트’는 2026년 2월까지 유효하다. 하지만 러시아의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답보 상태에 놓였다. 미국과 러시아는 지난해 11월 ‘뉴스타트’ 이행을 위한 회의를 계획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연기를 통보한 회의는 재개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누구도 세계의 전략적 균형을 해칠 수 있다는 환상에 빠져선 안 된다”며 “러시아는 협정에 따른 사찰을 허락받지 못했다. 서방 세계가 러시아에 사찰을 허용하도록 요구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이 핵실험을 단행하면 우리도 똑같이 할 것”이라며 “국방부와 로사톰(러시아 국영 원전기업)은 미국의 핵실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뉴스타트 재개의 조건으로 미국, 영국, 프랑스의 핵무기 통제를 제시했다. 그는 “프랑스와 영국의 핵 무기고를 어떻게 고려할지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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