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출신 축구선수가 중고거래 앱에 허위 매물을 올린 뒤 돈만 챙기는 방식으로 사기를 쳤다는 의혹으로 경찰에 고발당했다.
17일 YTN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지난 3일 중고거래 앱에서 최신형 스마트폰을 판매한다는 글을 보고 판매자 B씨에게 대화를 걸었다. B씨는 자신을 ‘인터넷에 검색하면 나오는 축구선수’라고 소개한 뒤 부상을 당해 어쩔 수 없이 휴대전화를 싸게 파는 거라고 설명했다.
B씨는 A씨를 안심시키기 위해 직접 인터넷 인증서를 제시하고 영상통화로 얼굴까지 보여줬다. A씨는 “(B씨가) 자기가 네이버에도 나오는 공인이고 축구선수다. 지금 (현역) 축구선수다. 이런 식으로 말을 했다”며 “본인 인증이랑 화상 통화도 해서 (믿었다)”고 매체에 말했다.
A씨는 B씨의 말을 믿고 65만원을 선입급했는데, 이후 B씨의 아이디가 갑자기 ‘이용정지’ 상태로 바뀌었다. 놀란 A씨가 연락해 따졌더니 B씨는 그제야 ‘물건을 줄 수 없으니 돈을 돌려주겠다’고 둘러댔다.
실제로 B씨는 지난해 K리그 수도권 팀에서 활약한 축구선수였다. 현재는 군 복무 중이다.
B씨는 거짓말이 들통 난 이후에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돈을 돌려주지 않았다. A씨는 “이체 한도가 걸려 있어서 돈을 보낼 수가 없다고 했다”며 “그다음엔 ‘월급날에 지급하겠다’ 하더니 월급날에도 뭐 다른 일로 돈이 없다고 했다”고 토로했다.
A씨는 결국 지난 7일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경찰은 B씨의 신분 등을 확인한 뒤 사건을 군 검찰로 보낼 방침이다.
B씨에게 중고거래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는 A씨만이 아니었다. 비슷한 시기에 B씨가 여러 중고거래 앱에서 물건을 판다면서 돈만 받고 물건은 보내지 않는 수법으로 사기를 당했다는 피해자들이 다수 파악됐다. 자신이 프로축구선수 출신의 공인이라며 상대를 안심시키는 수법 역시 같았다. B씨가 이전에도 돈을 빌리고 갚지 않았다거나, SNS로 팬들에게 쪽지를 보내 돈을 요구했다는 제보도 있었다고 한다.
현재 피해액은 100만원 정도로 추산된다. 다만 “B씨가 ‘10명 정도에게 1500만원을 빚지고 있다’는 말을 했다”는 피해자 증언도 나온 만큼 아직 밝혀지지 않은 피해자가 더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B씨는 매체의 해명 요청에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만 짧게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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