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만든 ‘3분 카레’ 설교에 대한 3가지 시선

Է:2023-02-0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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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의 설교를 바라보는 신학자 3명의 견해
“활용 방안 모색할 때” vs“감정·경험 없는 비극”vs“변화·미래 얘기 못해”


미국 인공지능 연구소 오픈에이아이(Open AI)는 지난해 11월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 챗GPT를 공개했다. 사용자가 궁금한 내용을 입력하면 맞춤형 답을 내놓는 챗GPT이 마치 ‘3분카레’처럼 뚝딱 설교문까지 내놓자 교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설교에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부터 설교문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혹평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외 신학자 3명으로부터 챗GPT 설교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연세대 신학대학원 김동환 교수

“챗GPT 설교, 찬반 떠나 실질적 활용 방안을 논의할 때”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김동환(기독교 윤리학) 교수는 7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챗GPT의 목회적 활용 여부를 두고 “기독교 윤리적으로 활용 방안을 적극 논의할 때”라고 말했다. 과거 성경 주석처럼 좋은 설교를 하기 위한 자료를 수집하는 도구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

-목회자가 챗GPT 설교문을 활용해도 될까.
“더이상 ‘된다, 안 된다’의 문제가 아니다. 챗GPT 활용은 ‘추세’다. 과학기술이 급진전하는 시대에서 기독교는 한 박자 느리게 논의를 시작한다. 과거 복제 양 돌리, 온라인 예배 사례처럼 교계가 찬반 논의를 시작했을 때는 이미 기술이 활용되기 시작했다.”

-목회자가 챗GPT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과거의 ‘주석서’처럼 좋은 설교문을 작성하기 위한 자료 수집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다른 목회자의 설교문을 참고하고 싶을 때, 챗GPT에 명령어를 입력하면 순식간에 찾아준다. 사용자 요청에 최적의 정보를 제공하는 챗GPT의 결과물을 참조할 수도 있다. 가령 목사 본인이 설교하면서 삼천포로 빠지는 경우가 잦다면 챗GPT가 작성한 설교문과 비교하면서 논리정연하게 글을 고칠 수 있다.”

-챗GPT가 작성한 설교문에 감동했다는 신도의 의견도 있다.
“해당 사실을 통해 목회자들이 자극받아야 한다. 감정이 없는 챗GPT가 작성한 설교문보다 더 나은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챗GPT의 새로운 활용법이라고 생각한다.”

-기독교윤리 측면에서 활용방안을 제안한다면.
“기독교 윤리 관점에서 ‘개인 윤리’와 ‘사회 윤리’로 나눠 설명할 수 있다. 개인 윤리는 ‘표절하지 않는 선에서 활용’하는 것이다. 목회자 개인이 챗GPT의 도움을 받은 경우, 인용 사실을 명확히 밝히는 것으로 표절 의혹을 피할 수 있다.”


▲감리교신학대학교 유경동 교수

“설교는 하나님의 계시이자 사건…챗GPT ‘기능적 한계’ 드러내”

감리교신학대 유경동(기독교윤리학) 교수(사진)는 유 교수는 “설교는 하나님의 계시이자 사건이다. 또한 설교자와 청중 사이에서 일어나는 공동체적인 사건”이라며 “(챗GPT가 제작한 설교는) 기쁨과 감정이 없는 비극”이라고 지적했다.

-챗GPT가 만든 설교문을 본 적이 있나.
“미국에서 만든 설교문 내용을 검토한 적이 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수준 그 이상이었다. 만약에 설교자가 챗GPT를 자기 설교처럼 사용하려 한다면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될 만한 정도였다.”

-챗GPT가 만든 설교문을 평가해달라.
“챗GPT는 검색어를 집어넣어서 기본적인 설교문을 작성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설교문은 사전적인 도움과 시간을 단축해주는 장점이 있을 것 같다. 또한 설교 대상에 대한 공통 언어 참고 정도는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설교라는 것은 역사를 넘어 인간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계시이자 사건이다. 설교자와 듣는 사람들의 공동체적 사건인데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적절한 주제와 조건 값을 입력해 설교문을 작성한다고 하는 것은 부정적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

-설교를 준비할 때 챗GPT 활용 방안은 없을까.
“앞서 기능적인 측면은 사용할 수 있겠다. 하지만 우리 기독교의 공동체성과 역사성이 고려되지 않고 기술적이고 기능적인 설교문을 작성했다는 점에서 설교로 사용하기엔 제한되어야 한다.”

-향후 챗GPT가 더 정교해진 설교문을 내놓을 수도 있는데.
“지금도 완벽하게 나오는데 2~3년 더 지나가면 사회·문화적인 상황까지 고려해 전보다 더 완벽하게 만들어낼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설교가 아닌 기술이다. 챗GPT 기술로 만들어진 설교는 경험도 감정도 없는 비극이다. 이 기술을 통한 설교를 할 때 그 속에 기쁨·슬픔 같은 감정이나 부활·하나님·성령·역사의 경험은 있을 수 없다. 이런 설교가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이 든다. 설교자에게 나타나는 하나님의 계시와 공동체적 역사와 사건이 있다. 이를 전해야 생명력 있는 설교다.”

-목회자들이 혼란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다.
“기독교의 공동체성과 생명력 있는 말씀이 더 절실할 때다. AI 기술의 발달은 과학이 발전이므로 얼마든지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본다. 다만 이러한 현상에 대해 우리 목회자들이 더 각성해야 한다. ‘교회가 이런 시대에 살고 있다’ 흥분할 것이 아니라 기술 발전 뒤에 있는, 영혼을 피폐하게 만드는 그 본질과 문제점을 깨달아야 한다.”


▲앨리슨 거버(Alison Gerber) 목사

“과거 데이터만 모아 놓은 챗GPT, 변화와 미래에 대한 설교 못해”

앨리슨 거버(Alison Gerber) 목사는 최근 크리스채너티투데이에 챗GPT에 관한 글을 기고했다. 그는 “챗GPT는 과거 데이터에만 접근한다. 즉 챗GPT에는 미래에 대한 데이터가 없다. 이것이 설교를 대체할 수 없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기고문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 챗GPT의 한계점을 짚었다.
“챗GPT가 만든 설교는 성경적이고 조직적이며 명확했다. 하지만 ‘설교자들의 일이 기계로 대체될 수 있는가’란 의구심이 든다. 챗GPT의 한계점으론 과거 데이터에만 접근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챗GPT에는 미래에 대한 데이터가 없다. 설교를 대체할 수 없는 이유라고 본다.”

- 챗GPT가 미래를 논할 수 없다는 것인가.
“기독교인들은 미래에 대한 확신이 있다. 챗GPT는 요한계시록 혹은 마가복음 13장에 나오는 미래에 대한 사실을 ‘상기’시키기만 할 뿐이다. 과거 데이터에서만 끄집어내기에 희망을 품을 수도, 상상할 수도, 꿈을 꿀 수도 없다.”

-예를 들 수가 있는가.
“챗GPT가 데스몬드 투투 신부, 마틴 루터 킹 목사, 또는 소저너 트루스일 수 없다. 누군가 변화에 대해 설교하지 않는 한, 챗GPT는 변화에 대해 설교할 수 없다. 챗GPT가 노예제 폐지, 민권 운동, 또는 아파르트헤이트(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정책) 이전에 출시됐다면 챗GPT는 인종차별의 정당함을 이야기했을 것이다.”

-사람과 챗GPT의 차이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당신의 교회에선 설교문을 쓰기만 하고 기도한 적 없는 사람이 설교하는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바로 챗GPT다. 한 번도 기도한 적이 없는 설교문 작가다. 하지만 설교는 기도가 필요하다. 챗GPT가 할 수 있는 것은 ‘문자 받기’뿐이지만 설교자는 기도를 할 수 있다. 무릎을 꿇고 주님께 기도함으로써 말씀을 구할 수 있다. 기도를 통해 미래의 양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차이가 있다.”

- 챗GPT는 설교할 수 없는가.
“설교가 단지 오래된 자료를 재정립하는 것이라면 장기적으로 챗GPT가 이길 것이다. 챗GPT는 우리보다 더 쉽게 정보를 모으고 우리보다 더 효율적으로 논평한다. 이런 효율성은 설교자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챗GPT는 정보 수집, 주석 읽기 그리고 텍스트 작성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것들은 설교의 전부가 아니다. 우리는 예언적 설교, 창조적인 설교, 기도하는 설교, 즉 미래를 염두에 둔 설교가 있어야 한다. 강단에서의 챗GPT는 미래가 없다.”

김동규 김나영 인턴기자 jong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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