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금광리에서 발굴된 나무화석이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다. 국내 나무화석 중 최초다.
26일 포항시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포항 금광리 신생대 나무화석을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27일 지정 고시한다.
금광리 나무화석은 높이 10.2m, 폭 0.9~1.3m, 두께 0.3m로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나무화석 중 가장 크다. 건물 3층에 해당하는 높이와 지게차 3대가 동시에 들어올려야 할 정도의 무게다.
전 세계 다른 나무화석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크기로 보존상태도 좋다.
특히 다수의 옹이와 나뭇결, 나이테 등 화석의 표면과 단면이 거의 원형의 상태로 잘 보존돼 있어 약 2000만년 전 한반도의 식생과 퇴적 환경을 이해할 수 있다. 또 표면에서부터 중심부로 갈수록 화석화의 정도가 달라 나무의 화석화 과정을 잘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다.
목재 해부학적 분석 결과 나이테의 경계와 폭, 내부 관과 세포의 배열 특성 등을 종합해 볼 때 측백나뭇과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메타세쿼이아 또는 세쿼이아와 유사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금광리 나무화석은 2009년 포항 남구 동해면 금광리의 도로 건설을 위한 발굴조사 현장에서 당시 김항묵 부산대학교 교수팀이 발굴했다. 이후 대전 국립문화재연구원으로 옮겨져 2011년부터 3년에 걸쳐 보존 처리를 마치고 현재 국립문화재연구원 천연기념물센터 수장고 내에 보관돼 있다.
문화재청은 다음 달 중 사전 예약자를 대상으로 포항 금광리 신생대 나무화석과 수장고 내 다양한 지질 유산을 일정 기간 특별 공개할 예정이다. 향후 장기적인 보존관리 환경을 조성하고 전시 공간을 확보해 상시 공개할 방침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 금광리 신생대 나무화석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식물화석이자 귀중한 자연유산”이라며 “나무화석을 비롯해 지역에서 발견된 각종 화석들을 이관해 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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