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 김영미(42·노스페이스 애슬리트팀) 대장이 ‘무보급 단독’ 남극점 도달에 성공했다.
김 대장은 16일(현지시간) 인스타그램에 “남극점에서 보낸다. (도전) 51일째인 마지막 날 27.43㎞를 걸어 오후 8시55분 남위 90도에 도달했다. 전체 누적 거리는 1186.5㎞, 운행 중 낮의 기온은 섭씨 영하 31도였다”고 알렸다. 짐을 실은 썰매 옆에서 스키폴을 하늘로 들고 밝게 웃으며 촬영한 사진도 올렸다.
김 대장은 지난해 11월 27일 남극 대륙 서쪽 허큘리스 인렛에서 출발해 51일 동안 1186.5㎞를 100㎏의 썰매를 끌고 이동했다. 장비와 식량 지원을 받지 않고 홀로 도전에 성공했다. 앞서 박영석 대장 원정대가 2004년 무보급으로 남극점에 도착한 적은 있지만, ‘무보급 단독’ 도전에 성공한 한국인은 김 대장이 처음이다. 아시아 최초 기록이기도 하다.
김 대장은 “많이 추웠지만 좋은 사람들, 따뜻한 사람들을 생각하며 걸었다. 덕분에 부상 없이 열 손가락, 열 발가락의 짝을 맞춰서 데려간다”고 소감을 적었다. 동상을 입지 않았다는 몸 상태를 재치 있는 말로 에둘렀다.
그는 “이날 약 20㎞를 걷는 것도 동상이 염려돼 전날 잠들기 전까지 내내 걱정했다. 어떻게 1000㎞를 넘게 무거운 썰매로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다. 춥고 바람 불던 날들, 흐리고 배고프던 시간이 버거웠지만, 그래도 돌이켜 보면 맑고 따뜻한 날이 훨씬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김 대장의 ‘무보급 단독’ 남극점 원정기는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OTT로 방영될 예정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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