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에서 살해된 언론인과 언론계 종사자가 86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전년보다 50%가량 늘어났다.
유네스코(UNESCO)는 16일(현지시간) “살해당한 언론인이 2018년 99명에서 2019~2021년 연평균 58건으로 줄어들다가 2022년 86명으로 다시 늘어났다”고 밝혔다. 남미와 카리브해에서 피살 언론인은 44명으로 가장 많았다. 전 세계 피해자의 절반 이상이 중남미에서 발생한 셈이다. 아시아·태평양 16명, 동유럽 11명 순으로 뒤를 이었다.
국가별로는 멕시코가 19명으로 가장 많았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서 10명,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서 9명으로 뒤를 이었다.
유네스코는 피해자 중 절반이 근무 외 시간에 살해당했다고 지적했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일부는 여행 중 숨졌고, 주차장 등 공공장소와 자택에서도 살해됐다. 유네스코는 “이는 휴식시간에도 언론인을 위한 안전한 공간은 없다는 점을 나타낸다”고 경고했다.
분쟁 국가에서 살해된 언론인은 2021년 20명에서 지난해 23명으로 늘었다. 분쟁 없는 국가에서는 35명에서 61명으로 피해가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유네스코가 파악한 언론인의 살해 원인은 다양했다. 범죄 조직, 무력 분쟁, 극단주의 부상과 관련한 기사는 물론 부패, 환경 범죄, 권력 남용, 시위 등 민감한 주제를 다룬 보도 이후 해당 언론인이 살해됐다.
언론인들은 살인 이외에도 납치, 자의적 구금, 법적 괴롭힘, 사이버 폭력 등에 노출됐다. 주로 여성 언론인을 표적으로 삼았다.
유네스코는 “여전히 언론인들을 살해한 이들에 대한 면죄부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언론인들을 죽이고도 처벌받지 않은 면책 비율이 86%에 달한 탓이다.
유네스코는 성명에서 “(피살 언론인의) 이런 숫자는 세계적으로 법규 체계의 균열이 증가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국가는 언론인을 보호하고 언론인에 대한 범죄 예방 및 기소할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지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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