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유명식당 대표를 청부 살해한 3인조가 재판에 넘겨졌다. 살해를 지시한 인물은 피해자에게 8억원이 넘는 빚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지방검찰청 형사1부는 강도살인,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공문서 부정행사 혐의로 박모(55)씨와 김모(50)씨, 김씨 아내 이모(45)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살인을 지시한 박씨는 피해자 A씨(55) 식당에서 관리이사로 지내던 중 A씨와의 관계가 틀어지며 식당 운영에서 배제되고 채무 3억원에 대한 변제를 요구받자 고향 후배인 김씨 부부에게 A씨를 살해할 것을 지시했다.
박씨는 당시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김씨 부부에게 범행 대가로 총 3200만원을 건넸다. 또 A씨가 사망하면 식당 지점 운영권을 주고, 김씨의 채무 2억3000만원도 해결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범행에 참여하기로 결심한 김씨 부부는 지난해 9월부터 12월 초순까지 6차례에 걸쳐 교통사고 위장 등의 살인 방식을 모의한 끝에 결국 지난해 12월 16일 A씨를 살해했다.
범행 당일 김씨는 앞서 몰래카메라로 확보한 비밀번호를 눌러 낮 12시쯤 아무도 없는 A씨 집으로 들어갔다.
김씨는 아내 이씨로부터 A씨의 위치를 전달받으며 기다리다 오후 3시쯤 A씨가 귀가하자 집 안에 있던 아령으로 A씨의 머리와 안면, 등 부위를 20여 차례 가격해 살해했다.
살해 직후 김씨는 A씨 집에서 현금 491만원과 1800만원 상당의 명품가방 3점을 훔쳐 아내 이씨와 거주지인 경남 양산으로 도주했다.
박씨는 과거 자금이 필요했던 A씨에게 지인 소유의 토지를 담보로 제공한 점을 이용해 A씨 사망 후 자신이 대출 연장에 동의하지 않으면 식당 토지와 건물이 경매에 넘어간다고 상속자인 A씨 자녀들을 압박할 생각이었다.
박씨는 2021년 1월 13부터 그 해 10월 14까지 부산 기장군 토지 2필지를 A씨에게 매도하면서 매매대금 명목으로 총 5억4500만원을 편취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김씨 부부는 지난해 11월 29일부터 그 해 12월 16일까지 총 3차례 선박승선권 발권 시 지인 주민등록증을 제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김씨 부부가 박씨로부터 범행 대가로 사전에 수수한 범죄수익금 3200만원을 환수하기 위해 법원에 추징보전명령을 청구한 상태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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