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이후 약 한 달 동안 코로나19에 감염돼 병원에서 사망한 사람이 약 6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고강도 방역을 폐지하면서 코로나 관련 통계를 발표하지 않았던 중국이 사망자 숫자를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의료 시설이 부족해 병원에 가보지도 못하고 집에서 지내다 숨진 사례는 포함되지 않아 실제 사망자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15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전날 국무원 합동방역기구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8일부터 지난 12일까지 전국 의료기관이 집계한 병원 내 코로나19 감염 관련 사망자는 5만9938명이라고 발표했다. 이중 코로나 감염에 따른 호흡부전으로 사망한 사람은 5503명(9.2%)이고 나머지 5만4435명(90.8%)은 기저 질환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자의 평균 연령은 80.3세, 65세 이상이 90.1%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사망자가 앓고 있던 기저질환은 주로 뇌심혈관, 내분비계, 호흡기 관련 질환이었다.
위건위 의료정책사 자오야후이 사장은 “겨울철은 고령자의 호흡기 질환 발병률이 높고 뇌심혈관 질환이 심해지는 시기”라며 “여기에 코로나 감염이 겹치면서 고령 사망자가 비교적 많았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 외래 진료, 입원 환자, 응급 치료가 필요한 환자, 병원 내 사망 등의 정보를 세계보건기구(WHO)에 제공하고 이를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했다. WHO는 성명을 내 “중국 정부가 제공한 정보를 분석 중”이라며 “이런 유형의 상세한 정보를 WHO와 대중에게 계속 공유해 달라고 중국 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그동안 코로나 감염으로 인한 폐렴 또는 호흡부전만 코로나 사망으로 집계해 실제 사망자 수는 훨씬 많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지한 직후 감염자와 사망자가 폭증해 전국 곳곳의 화장장이 24시간 가동돼도 시신을 처리하지 못할 지경이라는 관계자 발언이 잇따라 나왔다. 이를 뒷받침하는 위성 사진도 최근 공개됐다. 미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등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맥사 테크놀로지 위성사진 등을 분석해 베이징 퉁저우, 허베이성 탕산, 윈난성 쿤밍, 쓰촨성 청두, 저장성 후저우, 장쑤성 난징에 위치한 화장장 및 장례식장에 사람들이 붐비고 차량이 길게 늘어섰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발열 환자와 중증 환자 수 모두 정점을 지났고 의료 기관도 정상적인 진료 체계를 회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위건위에 따르면 중증 입원 환자는 지난 5일 12만8000명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계속 줄어 12일에는 10만5000명으로 떨어졌다. 발열진료소를 찾은 사람은 지난달 23일 286만7000명에서 지난 12일 47만7000명으로 83.3% 감소했다. 지난 2일 152만6000명을 기록했던 응급 진료 환자 수도 열흘 만에 109만2000명으로 떨어졌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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