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함께 사는 빌라에서 숨진 뒤 2년 넘게 방치된 70대 어머니 시신에서 외상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3일 A씨(79)의 시신을 부검하고 “외상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1차 구두 소견을 인천 남동경찰서에 전달했다.
다만 국과수는 A씨의 사망 시점이나 원인은 아직 특정할 수 없다며 추후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망 원인이 특정되지 않은 만큼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할 것”이라며 “A씨의 진료 기록 등을 확인해 지병이 있었는지 등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A씨의 딸 B씨는 2020년 8월부터 최근까지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 한 빌라에 A씨 시신을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1일 오후 10시19분쯤 “어머니와 연락이 닿지 않아 찾아왔는데 함께 사는 언니가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는 넷째딸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경찰은 집에서 백골 상태인 A씨 시신을 발견한 뒤 B씨를 긴급 체포했다.
집 안에서 ‘2020년 8월 엄마가 사망했다’고 적힌 B씨의 메모가 발견된 점을 토대로 경찰은 A씨가 사망한 지 2년이 지난 것으로 추정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어머니 앞으로 나오는 연금이 끊길까 봐 사망 신고를 하지 않았다”며 “어머니가 사망하기 전에 병을 앓아 아팠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B씨가 지난달까지 매달 어머니 몫의 기초연금 30만원과 국민연금 20만∼30만원을 받았고, 대부분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B씨가 어머니 사망 후부터 지난달까지 28개월간 부정 수급한 연금은 총 1400만∼1700만원으로 추산된다.
박성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